퇴근하여 돌아가는 길은 즐겁고, 마음은 바쁩니다.
나의 네 마리 냥이들이 기다릴걸 생각하니, 설래이고 초초하지요.
법정스님이 혼자 살아가는 것도 조촐한 삶의 기쁨이 있다고 했던가요?(그렇군요, 결코 혼자는 아닙니다. 모두 다섯 식구네요)

불켜진 아파트의 창문을 쳐다보며, 저집에는 어떤사람들이 살까? 다들 어떤 사연들을 안고 살아들가나? 유난히 정겨워 보이는 창을 보면 기웃거려 보고 싶기도 하며, 이런저런 상상들을 하는 것도 퇴근길의 재미입니다. 요즘은 아파트에 온갖 꽃들이 제각각 피어 작은 행복을 더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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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들. "아리"는 나의 품에, "금돌이"는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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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테비 "왕순이"는 약간 멀리 떨어져 있고, 정면 앞의 큰 테비는 "꼬마". 저렇게 큰 꼬마도 보았습니까? 새끼 때 내 식구가 되었는데... 그 당시 우리 식구들 중 제일 작다고 "꼬마"라고 우선 불러주다가.. 새 이름 바꾸어 준다는 것이 지금까지 바꾸어주지 않아 나의 게으름도 알아 줄 만한 하지요. 이제는 꼬마가 제이름인 줄 아는데 앞으로 몸집이 더 커도 계속 꼬마입니다.


멀리 우리 15층 베란다가 올려다 보이는 곳이오면, 녀석들이 더 보고싶어 얼른 뛰어 엘리베이터 로 내 달리지요.

현관문에 열쇠를 꽂고, 살짝 열려진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 보면,긴 꼬리를 바짝 세우고 종종 뛰어오는 놈, 행복의 기지개를 쭈~욱 켜는놈, 귀는 쫑긋, 눈은 동글하며, 고갤 갸우뚱 하는 놈들... 큭큭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일부러 뜸을 들이노라면, 빨리 안들어온다고, 야옹 야옹 난리 들이랍니다.
역시 제일 애교를 부리며, 기뻐하는 놈은 금돌이입니다
꼬리를 벌꿀의 예쁜 엉덩이 마냥 붕붕하게 부풀리고, 작은입으로 뭐라고 옹알 대며, 좁은 집안을 신이 나게 뛰어다닙니다.
그러다가 침대로 훌쩍 뛰어올라가, 엉덩이를 치켜들고, 머리를 처박고, 고개를 이쪽 저쪽 까꿍 까꿍 하지요. "나 이뻐?" 하는듯이요.

이렇게 이쁜짓을 오직 나에게만 보이니, 참 깍쟁이입니다. 다른 사람에겐 무표정, 무뚜뚝, 안중에도 없습니다.
가끔 어머니께서 이틀씩 주무시고 가시는 날이면, 우리 금돌이 참 걱정이 많아집니다.
그아이는 나와 둘이 있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인 듯, 남이 끼어드는 것을 싫어합니다. 세 마리의 동생들을 한가족으로 받아들인 일은 신기할 따름이죠.

얼마전, 그날 어머니가 금돌이에게 "넌 왜 침대에서 자냐? 딴애들은 다 밑에서 자는데, 넌 왕자냐?"며 웃으며 뜻없이 말했는데, 그후로 엄마가 오시면 절대로 침대에 올라가지 않습니다.(13년을 내어깨를 베고 잤으며, 먹고 볼일보는 외엔 침대의 붙박이입니다)

하루종일 작은방에 가서, 잠도 안자고 엉거주춤 불쌍한 표정으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저녁이 됐는데도 엄마는 가시지 아니하니, 금돌이 졸려는 죽겠는데, 걱정이 됩니다. 어찌나 고민을 하는지, 보고있는 나는 우스워 견딜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금돌아! 이리와 자, 응?" 불러도 소식도 없지요. "에잇 모르겠다 니맘대로 해라"하고 불을 끄고 누워 10분쯤 지나면,살~~짝 걸어들어오는 묘기척.
사~뿐 침대로 올라오며, 엄마에게 들킬까봐, 아주 작게 속삭이듯 "야~옹" 합니다. "나 이제 왔어, 살짝 좀 잘게" 그럽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부려대던 애교고 뭐고, 작은방으로 사라 져 버립니다.

드디어 엄마가 겉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면, 슬슬 큰방으로 나오며, 눈이 반짝 빛나는 금돌이, 한편으론 섭섭함의 표정까지 지어보이지만, 순전히 접대용 이란걸, 나는 압니다.

현관문이 탁 닫히는 순간, 아이구 좋아라 하며, 온 방안을 뛰어 다니다, 위풍당당 침대로 냉큼 올라가서는 (목소리도 아주 커집니다), 어제몫까지 잠으로 푹 빠집니다.

그렇게도 좋을까? 하며,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면, 돌아누우며, "짭짭" 입맛을 다셔대며, 맛있게 잠을 자는 금돌이. 이 녀석이 과연 고양이 일까? 또 행복이 몰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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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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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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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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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돌이와 금돌이를 핥아주는 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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