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아버지의 아침식사로 늘 죽을 드시기때문에,여러종류의 죽을 끓이게 되지요.
오늘은 자주 끓이는 팥죽을 하는 날입니다. 부글부글 구수하게 팥이 끓을
때부터 우리집의 구염둥이 만두가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팥삶은거는 잘 먹어도, 설마 죽은 관심이 없겠지 했는데,저의 아둔한 짐작을 만두가 확 ~통쾌하게 깨고 말았답니다.
다 삶아진 팥을 아작아작 그렇게도 군침넘어 가도록 한도 끝도 없이 먹어서 이제는 포기하겠지 하고, 저는 저 먹을것만 한 그릇 담아서, 제방으로 챙겨 들고 오는데,발 뒤에서 바싹 붙어서 그 짧은 다리를 접질러 가면서 부랴부랴 따라 들어오는데 어쩐지 심상치가 않더라구요.
저와 정면에 밥상에 바싹 붙어서 절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드디어 시작을 했습니다. 팥죽을 먹고픈 강한 욕구의 가장 원초적인 표현으로 침을 꿀꺼덕,,쩝접 하면서 입을 다시더니,결국 그 칙 늘어진 침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지요. 곧 이어 거품까지 부글부글 오르면서 뚜우욱~뚜욱~
드디어는 우리 만두의 최후의 통곡이 시작됐습니다.에유우~에유우
아유우~~ 누가 이소리를 믿을까? 제가 콤퓨터실력을 빨리 키워서 소리녹음까지 해서 이야기난에 실을수 있도록 학습동기 유발을 시켜주는 가장 강력한 제공자가 바로 우리 만두의 이 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도저히 팥죽을 넘길수가 없어서, 주방가서 우리만두의 예쁜 간식 접시를 가져와서, 제 팥죽을 덜어 주었지요. 주면서도 내심 걱정스러웠던 것은 금방 저녁을 먹고난 만두여서,배가 탱탱하게 부른 상태라 위가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안 할수가 없더라구요.
저희집은 현미를 먹기 때문에, 팥죽에도 현미를 불려서 갈아서 넣어서 끓이니,만두에게는 먹는 양이 많아져서 주면서도 부담스러웠지요.
팥죽을 덜어서 주는 순간부터 , 그 납작이 입을 푸욱 담그더니,,,,그렇게도 맛나게 먹다니,짭짭~냠냠~음냐음냐~ 제 표현이 모자라서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거기다 눈까지 사르르 내리감고,입을 오물오물 이리저리 돌리면서 먹는데,제가 정신을 빼앗길 정도 였지요. 이걸로 끝나면 얘기가 좀 싱겁겠지요. 그런데 우리만두가 이걸로 끝날 애가 아니지요.
입이 납작해서 동그란 예쁜 얼굴에 팥죽을 범벅을 하고,앞가슴에 팥물을 군데군데 묻히면서 먹던 만두가, 제 밥상의 취나물을 또 뚫어져라 들여다 보길래,제가 눈치를 챘지요. 나물을 잘 먹는 만두가 팥죽에 취나물을 곁들여 먹겠다는 그 소망을 제가 어찌 안들어 줄수 있겠어요.
나물을 한 가닥씩 젓가락에 말아서, 팥죽 한 입먹고, 취나물 한 입 받아먹고, 오물오물 짭잡~ 이렇게 한 공기를 너끈히 해치우고는,그래도 뭐가 못마땅한지 제 죽그릇까지 눈을 휘돌려서 들여다 보더라니까요!
팥죽에 취나물 한 입씩 오물거리고 받아 먹던 우리만두의 모습에서 어찌 정겨움과 사랑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얼마나 흐믓하게 먹었던지 다 먹고는 옆으로 쫙 벌어진 입모양~,,,에서 나오는 소리,,,정말 살 맛 난다는 우리만두의 목소리를 들으면서,오히려 제가 이렇게 짭짤하게 살 맛을 느끼게 해주는 우리만두에게 고마움을느끼곤 합니다.
이렇게 뭐든지 한 입을 먹고나면, 뛰뚱뛰뚱거리면서, 귀를 펄럭거리며,허푸우~허푸우~베란다를 향해서 걸음을 재촉합니다. 왜냐구요! 이제 응~아,하고 쉬~하러 가야지요. 저와의 인연이 된 우리만두에게 정말 사랑한다 ~우리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