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공지사항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야생고양이 불임수술을 시작하신 배철수씨에게 감사 드립니다.

사람들이 야생고양이 음식을 주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아 잘 하고 있지만 그들의 번식을 줄이기 위하여 불임수술 시켜준다는 것은 매우 힘들어 합니다. 먼저 덫에 갇힌 고양이들의 불안과 공포를 생각하면 마음 아프고, 질려 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데리고 병원에 왔다 갔다하는 번거로움 정말 쉽지않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압니다. "해야한다" 면서 자꾸 미루게 되지요.

그러나 모두가 철수씨처럼 극적인 슬픈 사건을 겪은 후에야 정신을 차려 적극적으로 불임수술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어 식구들을 많이 불린 뒤라 더욱 힘들게 되고 희생도 많이 치루게 됩니다.

철수씨 경우는 그래도 작은 수입니다.

대구 외곽지 칠곡의 어느 절에 스님(회원)은 개고기를 극렬하게 반대하며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었습니다. 우연히 산의 배고픈 고양이를 발견하고 밥을 주기 시작하였지요. 한 마리가 다섯마리가 되었을 때 스님은 협회로 놀러오셨고, 5마리 귀여운 고양이에 심취하여, 그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자랑하며 이야기 하여주었습니다.

듣고 있는 나는 이미 사랑스럽고, 매력 만점인 고양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터이라 그런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앞으로 불어날 숫자가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근심스럽게 건성으로 들었습니다. 스님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불임수술을 지금 곧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 큰 고통을 당할 것이니 5마리 즉시 모두 불임수술을 시작토록 간곡하게 부탁하였습니다. 스님이 말씀하시길 "넓고 공기 맑고, 경치 좋은 산에 식구들이 불어나면 좀 어떤냐? 괜찮다" 며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전화를 자주 걸어 설득을 할 작정을 하였지만 많은 일 속에 파묻혀 그 일을 잊어 버렸습니다. 몇년 후 그 스님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매우 고통스러워하였습니다. 100 마리가 넘는 고양이의 음식과 일이 너무 힘들고 앞으로 100마리가 여기 저기 새끼 칠 일은 더 큰 근심으로 가슴이 조여든다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나 역시 한숨이 나왔습니다. 스님은 협회 보호소에 일부 맡기고 일부는 불임수술을 하여 산에 다시 풀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 일을 시작하겠지만 많은 고양이들이 죽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덫을 놓고 잡고, 낮선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겁 많고, 예민한 고양이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어 음식도 먹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병도 곧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예상대로 약 50마리가 추풍에 낙엽이 떨어지듯이 막 죽어 나갔습니다.

나는 스님을 원망하였고, 스님은 스님대로 매일 염주로 불경을 외우면서 간접적으로 많은 살생을 저지러게 된 자신의 순간의 과오를 후회하고 산에서 평화롭게 살다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놀라고 심적 고통을 당하고 죽은 많은 고양이들의 영혼을 달래면서 한없이 울었습니다. 나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일이 또다시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찰나의 동정과 인정이 나중 더 큰 화를 낳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야생 고양이 한마리나 몇 마리 음식을 주기 시작할 때 결단을 내리고 불임수술을 시작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대구서는 달서구 상인동 아파트 . 북구 주택가, 남구 대명동 아파트 등지에 야생 고양이에게 밥 주는 분들과 의논하고 불임수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분들도 협회로 의논하여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협회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움을 주겠습니다.


IP : 211.245.72.73  Title : 불임에 대하여... Read : 11  

Name : 배철수     Grade : 일반회원  Date : 2004-10-05 21:09:00  

2002년 9월 새로이 옮긴 직장은 산을 끼고 있어서 고양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아침이면 직장 쓰레기통을 뒤진 고양이들의 흔적을 보면서 건물 뒤편 외진 산모퉁이에 밥그릇과 물그릇을 가져다 놓고 밥을 주기 시작했다.

우선은 배고픈 냥이들이 안타까워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매일 저녁 무렵 밥을 주다보니 자주 만나는 놈들은 밥시간을 기다리곤 하는데 그중 흰점박이는 발치 밑까지 다가오곤 했다.

생선이나 고기가 있으면 식당 자매님을 졸라 밥과 함께 비벼 주고, 그 외엔 개사료를 주곤 했다.(지금은 고양이 사료를 줌) 그렇게 1년을 넘게 밥을 주었는데 그땐 왜 불임수술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바위틈새에 숨어있던 새끼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는 생각만 했지 그들이 살아갈 참담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아둔함으로 마음만 앞섰던 것이다.

올해 초 협회 회장님을 우연한 기회에 만나 얘기를 나누던 중 불임수술을 이야기 하셨다. 그러한 일들은 체계적이고 조직이 필요할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회장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나도 시작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4월초 협회로부터 덫을 2개 빌렸다. 처음이라 불안한 마음으로 밤에 덫을 놓고 퇴근을 했다. 덫에 걸린 냥이가 밤새 얼마나 불안에 떨까 생각하며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길로 덫놓은 자리에 가니 2개 중 한군데만 줄무늬 냥이가 갇혀 있었다. 잡힌 냥이는 얼마 전 지하실에 빠져 며칠을 갇혔던 놈인데 통나무를 길게 창가 쪽으로 드리워 빠져나온 놈이었다.

동물병원에 불임을 맡기고 오후에 다시 찾아와 놓아주었다. 두어번 그렇게 하고는 이 작업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어서 그저 밥은 매일 챙겨주지만 덫에는 관심이 소홀해졌었다.

장마철이 시작된 여름날, 직장 앞 도로가에 새끼 나비가 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을 했다. 어찌해서 치우긴 했지만 다음날 사고 현장 부근 차 밑에서 정말 가슴 저리도록 슬프게 우는 어미 냥이를 만나게 되었다. 새끼를 부르는 어미의 소리가 얼마나 절절한지 눈물이 났다. 그렇게 어미는 이틀을 꼬박 새끼를 찾았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엔 현실은 너무나 위험했다. 그때서야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불임을 지금부터라도 해야겠다고 절감했다.

아직까지 많은 수의 나비를 불임하지는 못했다.(현재 7마리) 하지만 이 작업은 꼭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면 그들을 위해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종종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고통받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가슴이 분노로 찬다. 도대체 인간이 얼마나 더 잔인해야 되는지, 얼마나 더 우리 아이들의 불행을 들어야만 하는지, 더 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작은 실천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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