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세관서 들어온 개들이 바로 중국산 개들이라니까요.

아직도 복날에 보신탕 드십니까?
[세계일보] 2006년 08월 10일(목) 오전 10:08 가  가| 이메일| 프린트


말복(末伏)을 하루 앞둔 8일 경기 성남 모란시장.9일장이 열리는 이날 새벽 6시쯤 건강원이 밀집된 골목(일명 보신거리)을 찾았다.골목 초입에 들어서자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날씨까지 후덥지근해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약 70여ｍ에 이르는 이 골목에는 건강원 4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 성업중이었다.

건강원 앞에는 ''복날 상품(?)’으로 나온 개와 염소 등이 쇠창틀 안에 갇혀 눈만 꿈벅꿈벅대고 있었다.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서로의 몸이 짓눌린 상태였다.

일찍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상인과 쇠창틀 안에 있는 개들을 훑어보며 흥정을 벌였다. 흥정이 끝난 개는 상인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갔다. 뒤따라가보니 도살장이었다.

끌려온 개는 ''캥캥∼’거리며 뒷걸음질을 쳐보지만 팔에 힘줄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상인의 힘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둔탁한 소리가 두세번 이어지더니 조용해졌다.

잠시 뒤 건장한 체격의 젊은이가 검게 그을린 개를 운반해 나갔다.

말복을 앞둔 건강원 골목은 하루 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은 서울 등 수도권 ‘보신탕집’ 등에 ‘보신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침체된데다 중국산 보신상품이 유입된다는 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예전에 비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는게 상인들의 말이다.

◆중국산 개고기의 진실은 =시중에는 현재 보신탕집 등에서 판매되는 개고기 상당수가 중국산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국내 토종개만으로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보신업소들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의 H보신탕 관계자는“국산 개라고해서 구입하지만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산 개를 사용할 경우 가격이 비싸 남는게 없을 뿐더러, 공급도 제때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도소매상들은 중국산을 보지 못했다고 반박한다. 성남 모란시장 J건강원 최모(40)씨는 “중국산 개는 취급하지 않는다”면서“(모란시장은)전라도 지방에서 가져오기 100％ 토종만 취급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근 건강원 관계자는 “전라도 지역에서 공급을 받는 건 맞는데, 중국산 인지 토종인지는 (우리가)확인 할 수는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삼계탕 추어탕도 외국산 일색 =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인 닭고기와 미꾸라지 등의 수입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닭고기 수입량은 3만8173ｔ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44.4％ 증가했다.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 이후 비싼 쇠고기를 대체해 닭고기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꾸라지 수입량도 지난해 보다 58％ 늘어났고, 한약재의 주원료인 녹용과 인삼류도 각각 19.5％, 148.6％ 늘었다.

닭고기는 태국 등 동남아에서, 미꾸라지는 중국에서 많이 들여오고 있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

관세청은 “해마다 닭고기, 미꾸라지 수입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특히 미꾸라지의 경우 국내 생산량이 줄면서 수입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한 개고기 식용 논란 = 동물보호단체와 인터넷상의 각종 개고기 반대 모임 회원들은 개고기 식용금지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는 반드시 개고기 식용금지를 동물보호법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국제 동물보호단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개 식용금지 법안 촉구 인터넷 서명운동을 펼쳐 온 한국동물보호협회 홈페이지(love.choimimi.com)에는 개고기 반대 서명이 늘고 있고, 네티즌들의 방문 횟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