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고양이들 7만원짜리 불임수술"
[동아일보]

충북 보은군 국립공원 속리산에서 최근 개체 수가 부쩍 늘어나 골칫덩어리로 등장한 고양이들이 불임시술을 받게 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속리산관리사무소, 동물보호협회, 지역 주민 등과 함께 4일부터 1주일간 공원구역 안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잡아 불임시술을 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국립공원의 생태계 영향을 우려해 고양이 불임시술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비용은 마리당 7만 원이다.

금강환경청은 이 기간 중 법주사와 화양계곡, 문장대 주변에 덫 30개를 놓아 고양이를 잡은 뒤 시술을 할 계획이다. ‘번식능력’을 잃은 고양이들은 대구의 야생동물 보호시설로 옮겨진다.

2, 3년 전부터 이 일대에 나타나기 시작한 고양이는 200마리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사찰 주변이나 음식점, 야영장 등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새알은 물론 비둘기 다람쥐 토끼 등을 잡아먹는 난폭자로 변했다. 영역을 넓혀 문장대(해발 1054m) 인근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다.

금강환경청 자연환경과 안종일 계장은 “고양이를 잡아 학계에 실험용으로 제공하거나 안락사를 시킬 계획을 세웠다가 ‘동물학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동물보호단체와 협의해 불임시술로 바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