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보도자료
read 22167 vote 0 2006.01.27 (18:26:49)

[기자가 만난사람] 한국동물보호협회 금선란 회장

"가족처럼 기르던 개 버리는 건 죄악 "
"동물도 우리 인간과 똑같은 감정 갖고 있어"
24년째 버려진 개·고양이 구해 안식처 제공
국제 도움 받아 '동물사랑 책' 보내기 운동도 합니다 

금선란 한국동물보호협회장이 동물보호소의 동물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키우던 개를 버리지 말 것, 개고기를 먹지 말 것. 병술년 개의 해에 보내는 금 회장의 당부다.

금선란 한국동물보호협회장이 동물보호소의 동물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키우던 개를 버리지 말 것, 개고기를 먹지 말 것.병술년 개의 해에 보내는 금 회장의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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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해인 올해는 버려지는 개들이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어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는 보호소에 와서도 주인만 생각하다 밥도 안먹고 죽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처럼 기르던 개를 쓰레기처럼 버리는 사람은 정말 '개만도 못한 사람'이지요."
버려진 동물들의 어머니 금선란씨(61·한국동물보호협회장).
하수구에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시작된 그의 동물사랑은 올해로 24년째. 그동안 사재를 털어 마련한 150여평의 동물보호소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개와 고양이는 400여마리로 늘었다.

그가 199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설립한 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www.koreananiamls.or.kr  Tel : 063-622-3588) 의 회원도 5천여명으로 늘어났다.
협회는 그동안 동물을 타당한 이유없이 고통주지 못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을 끊임없는 탄원서 제출을 통해 통과시켰고, 유기동물 숫자를 줄이기 위해 수의사를 고용하여 무료 불임수술을 해 주는 동물불임수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의 후원으로 전국의 학교도서관 2천여곳에 '동물사랑의 책 보내기 운동'도 펼쳤다. 최근 들어서는 개고기 식용 금지법안의 제정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월 '사실상의 개고기 합법화나 다름없는' 정부의 개고기 위생관리정책이 발표된 이후부터 시작된 인터넷 서명은 현재 6천명을 넘었다. 외국에서 서명한 사람 수도 5천700여명에 이른다.

"리본 달고 옷 입혀주고 뽀뽀하는 게 사랑이 아닙니다. 끝까지 건강하게 안전하게 지켜주고 키우는 것,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동물사랑입니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마음대로 학대하고 버리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만, 생명이란 어떤 것이든 소중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교육받지 못하고 지식과 돈만 중시해 온 결과가 이번 '황우석사건'이 아닙니까."

동물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단한 재산을 가지지도 못한 평범한 주부가 버려진 동물이 불쌍하다는 측은지심만으로 시작한 일이었으니 그 어려움은 말로 할 수 없었다. 집값이 떨어진다고 동네 이웃들은 구청에 진정서를 넣기 일쑤. 늘어나는 고아동물들로 보호소는 연일 만원이었고 사재를 털어 넣어도 끝이 없어 보였다. 다행히 동물사랑에 뜻을 같이하는 회원이 늘어나면서, 특히 외국에서까지 후원이 이어지면서 좁은 공간에서 스트레스와 질병을 주고 받으면서 어렵게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도 새 보금자리가 생기게 됐다. 오는 7월 충북 보은군에 8천700여평 동물들의 새 보금자리가 준공되면 협회는 '동물교육보호센터'라는 새이름으로 다시 출발할 예정이다. 앞으로 동물교육보호센터에서는 유기동물의 구조·보호와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어릴 적부터 동물사랑과 생명존중의 교육을 받는 것이 동물유기나 학대 등을 줄이는 데 무엇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는 동물은 사람이 갖고 즐기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지요. 개나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은 말을 하지 못할 뿐 감정과 느낌을 갖고 있는, 우리 사람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는 존재입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바로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며, 또한 우리 자신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동물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어떻게 동물이 나이가 많다고, 병이 들었다고 쉽게 버릴 수 있겠습니까? 말 못하는 동물들의 괴로움과 울부짖는 소리를 아무런 느낌 없이 바라보고만 있다면, 사람은 이 세상의 생명체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고 말 겁니다."

"지구를 반으로 갈라 사람에게 반쪽, 나머지 반쪽은 동물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던 어릴 적 그의 꿈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는 것일까. 취재 중에도 협회 전화는 쉴틈없이 울린다. 어딘가에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불쌍한 개와 고양이가 괴로워하고 있다는 구조요청 전화다. 하루에 적게는 5건, 많게는 10여건. 거두어도 거두어도 늘어나는 유기동물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이런 전화는 계속될 것이고, 그때마다 금 회장은 맨발로 뛰쳐나갈 것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자표출처 : 영남일보 200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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