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read 9678 vote 0 2006.02.07 (12:24:01)

* 개에 얽힌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 *

바야흐로 2006년 새해가 활짝 밝았다. 을유년 닭의 해를 맞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쏜살같이 1년이 지나고 우리는 다시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2006년은 병술년 개의 해다.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 개(犬). 2006년 새해의 주인공인 개에 대해 우리는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걸어가다가 예쁜 강아지가 쫄래쫄래 지나가면 한번 쓰다듬어주고 싶고 입가에 미소를 지을 만큼 우리는 개를 좋아한다. 개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가장 친숙하고도 밀접하게 연관된 동물이며 옛부터 집안의 나쁜 기운을 내쫓는 동물로 신성시되어 왔다.

개는 기원전 1만년 경인 중석기 시대부터 인간과 친숙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영리하고 충성스러운 성품 탓에 길고 긴 세월동안 인간에게 사육되어져 왔다. 그래서 다른 동물에 비해 개에 얽힌 미담이 유난히 많다.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개에 얽힌 이야기와 일본 영화 '하치 이야기'처럼 개가 주인공인 영화도 적지 않다. 개에 얽힌 재미있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2006년 병술년을 희망차게 시작해보자.

◆ 충복의 상징과 액을 물리치는 영물

개는 온순하고 영리하여 사람을 잘 따르며 후각과 청각이 매우 발달해 예민하고 경계심이 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에 의해 사육되어진 지 가장 오래된 가축이다. 옛부터 개는 복종과 충직의 상징으로 통했다.

특히 흰 개는 마을의 전염병이나 병도깨비, 잡귀 등 액운을 물리치는 등 벽사 능력뿐만 아니라 집안에 복을 불러들이고 미리 재난을 경고, 예방해 준다는 속설이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와 신비한 힘을 가진 영물로 취급되었다. 집에서 기르던 개가 갑자기 슬피 울면 집안에 초상이 날 징조라는 속설이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민속에서는 개가 사자(死者)의 영을 본다는 말도 있다. 즉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개가 저승사자를 알아보고 짖어서 멀리 내쫓아내기도 한다고 믿었다. 나쁜 악귀가 들어오면 개가 미리 알아보고 내쫓아내는데 이때 하얀 털을 가진 개가 더 영험하다는 말이 있어 민속에서는 흰 개를 선호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옛부터 개를 신령스러운 능력을 가진 영험한 동물로 믿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개는 다른 동물에 비해 학습능력이나 훈련 능력도 월등히 뛰어나서 훈련만 잘 시키면 웬만한 어린아이의 지능 정도는 되어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한다. 기본적으로 썰매를 끌고 사냥을 하거나 도둑을 쫓는 일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마약을 찾아내고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을 인도하기도 하며 우울증이나 자폐증을 치료하는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등 그 쓰임새도 다양하다.

그런 개의 영특한 점 때문에 우리 민족은 사람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 개가 척척 해결한다는 내용의 설화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주인을 불구덩이에서 구해낸 '오수견' 이야기에서부터 미궁에 빠진 사건을 개가 해결한다는 '개무덤' 이야기 등 여러 미담을 통해 본 개의 모습은 한낱 보잘 것 없는 짐승이라기보다 인간의 좋은 친구이자 충성스러운 보필자의 모습이다.

흔히 우리가 '개꿈'이라 해 별 대수롭게 여기지도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꿈에서 개를 보면 풀리지 않았던 일이 해결될 징조로 믿어 반기기도 하였다. 이는 개를 법관이나 경찰관 등으로 생각하는 심리상태에서 기인한 것이라 한다.

◆ 한국의 대표 개, 진돗개와 삽살개

인형처럼 깜찍한 용모로 귀족의 품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푸들이 프랑스의 대표 개라면 한국에는 용맹하고 영리하기 이를 데 없는 진돗개와 삽살개가 있다. 몇 년 전, 모 컴퓨터회사 CF모델로 당당히 진돗개 '백구'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서울로 팔러간 백구는 몇 만리나 떨어진 머나먼 제 고향 진도를 향해 몇날 며칠을 걸어 결국 제 집을 찾아간다는 컨셉이었다.

천연기념물 53호인 진돗개는 의리와 충직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저에게 첫 정을 준 주인을 결코 잊지 못하는 습성 때문에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 쫑긋 세운 귀에서 느껴지듯이 용맹하고 영리해 사냥견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자기보다 덩치가 큰 야생동물을 만나도 결코 물러섬이 없다.

한가지 신기한 점은 진돗개한테는 귀소본능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멀고 험한 곳으로 데려 가더라도 기어이 제 옛집을 찾아오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대표 개임애도 불구하고 전라남도 진도에서만 집중 분포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는 눈을 덮은 덥수룩한 털과 짧은 다리로 인해 아주 믿음직스럽고 의젓해 보인다. 해학적이고 듬직한 인상 탓에 일명 '사자개'라고도 불리는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영물로 알려져 있다. 삽살개 역시 주인에 대한 의리와 충성심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강하다.

뿐만 아니라 고집이 세고 눈비를 홀딱 맞아도 끄떡없을 정도의 건강하고 강한 체력을 자랑한다. 강인한 정신력과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어서 다른 동물과 싸워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 냉소적이지만 솔직 담백한 개띠들의 성격

주위에서 개띠인 선배들을 보면 하나같이 충견처럼 믿음직스럽고 열심히 산다. 성품이 강직하고 솔직 담백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신뢰를 주기에 충분하다. 굳은 의지와 빚지고는 못 배기는 보은정신도 가지고 있어 매사 예의바르고 투철한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가진 멋진 사람들이 많다. 타인에게 관대하며 매사 주의 깊고 지락이 풍부하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 일반적으로 개띠들은 고집이 세고 냉소적인 성격 탓에 불의를 참지 못해 바른 말을 잘한다. 그래서 쌈닭처럼 싸움을 잘 하는 경우도 있으며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반사회적이고 경계심이 많으며 타인에게 본의 아니게 부담을 주기도 한다.

◆ 개를 소재로 한 재미있는 속담

개를 영물로 취급하면서도 옛 속담에서의 개는 철저히 미천하고 하찮은 미물로 묘사되고 있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ᄋ 꼬리 먼저 친 개가 밥은 나중에 먹는다 --> 언행일치가 안 되는 것을 빗대는 말로서 무슨 일을 남보다 먼저 서둘고 나선 사람이 정작 뒤로 쳐지는 걸 빗대는 말.

ᄋ 개싸움에 물 끼얹는다 -->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 개싸움에 물을 끼얹으면 더 시끄러워지는 건 불 보듯 빤한 일. 즉 몹시 시끄럽게 떠들어댄다는 뜻.

ᄋ 개 보름 쇠듯 한다 --> 명절인데도 좋은 음식을 해먹지 못하고 그냥 넘긴다는 뜻.

ᄋ 개 못된 것은 들에 가서 짖는다 -->집을 지키기 위해 기르는 개가 집에서는 짖지 않고 아무 소용도 없는 들에 나가서 짖는다는 말이니, 못난 사람은 아무 소용도 없는 짓을 잘 한다는 뜻.

ᄋ 개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黃毛) 못 된다 --> 개꼬리를 아무리 오래 묵혀두어도 족제비 꼬리가 되지 못하듯이 본래 자신의 타고난 성품을 고치기 어렵다는 뜻.

◆ 개와 관련된 전설 -- "주인님, 나를 버리지 마세요"

곧 불에 타 죽게 생긴 주인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오수견을 비롯하여 범상치 않은 행동으로 우리들을 감동시킨 개들은 의외로 많다. 개처럼 충성스럽고 믿음직스럽게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2006년이 되기를 소망하며 끝으로 개와 관련된 전설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옛날 옛적에 전라남도 화순의 연양리에 전하는 이야기다. 이 마을에는 박팔만이라는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이 집에서 커다란 암캐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매우 영리하여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 개가 저녁밥을 먹고 나면 후원 쪽을 향해 밤새도록 맹렬히 짖어대는 것이었다. 어찌나 시끄럽게 짖어대는지 마을 사람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자 박부자는 할 수 없이 이 개를 없애기도 결심했다.

바로 그 날 밤, 몇 해 전 이 개의 새끼를 분양해간 나주에 사는 딸의 꿈에 이 개가 나타나 제 새끼를 보고 주인집에서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죽으면 주인집은 구렁이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이었다. 꿈에서 깬 딸은 간밤에 꾸었던 꿈이 너무 생생하고 불길해서 다음 날 친정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미 개는 죽고 없었다.

딸의 꿈 이야기를 들은 박부자는 뭔가 께름칙한 생각이 들어 후원에 가 자세히 살펴보니 고목 밑 굴속에 커다란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게 아닌가. 깜짝 놀란 박부자는 구렁이를 죽이려고 펄펄 끓는 물을 굴속에 들이부었다.

하지만 구렁이는 죽기는커녕 오히려 큰 울음소리를 내며 밖으로 기어 나오자 집안 곳곳에 숨어 있던 다른 뱀들도 기어 나와서 집안 사람들을 해치며 괴롭혔다. 결국 박부자도 구렁이에게 물러서 목숨을 잃게 되었고 곧 그 집은 망해서 흉가가 되고야 말았다.(CR)

* 자료 제공 : CEO Report(www.ceo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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