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read 7340 vote 0 2003.06.15 (16:18:35)


♡살찐네♡
http://home.freechal.com/catopia/

조건은 불이 나기에 딱 알맞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만을 둘러싸고 있는 바짝 마른 산허리에는 불이 타는데 필요한 연료가 있었고 후끈한 광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1985년 7월 7일 일요일, 누군가가 그 곳에다 성냥불을 붙였고 대재앙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불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을때 소방관들이 재빠르게 대처했기 때문에 모두가 불이 쉽게 꺼질거라 생각했고 재산의 피해도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단지 그 주변 주민들만이 약간 걱정을 하며 일상적인 일요일 오후를보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 사람들은 일터로 나갔고 그 동안 온도는 32도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해가 질 때쯤에는 꺼졌다고 생각되었던 불이 이미 순식간에 엄청나게 번지고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사람들은 아무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움, 분노, 절박함, 당황함에 가득차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집에 남아있는 애완동물들에 대해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나는 불이 난 지역에 동물 구조단에 자원봉사를 신청했습니다. 우리는 그 지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경찰의 허락을 받아냈고 사람들로부터 애완동물의 생김새와 집주소를 받아적었습니다.

우리는 최대한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새벽에 다시 돌아와서 계속 일했습니다. 불이 난 지역은 굉장히 넓었고 불은 계속 번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도착한 화요일 아침으로부터 10시간이 지나고 새벽이 몇 시간 남지 않았었는데 내 차는 동물이 하나도 없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한 번만 더 체크해 보기로 하고 본부로 돌아갔습니다. 그 때까지 현장에 더 이상 가지말라는 얘기는 없었습니다.

내가 주차를 하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나에게 달려왔습니다. 그녀는 30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고 금발머리에 걱정이 가득한 커다란 눈망울을 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애완동물을 찾는 듯 했습니다.

그녀는 내 차의 창문을 잡고 소리쳤습니다.

"아가씨,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어제 제 주소를 아가씨 동료분에게 적어드렸는데 아직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어요. 제 아기고양이를 구해주세요. 이제 겨우 태어난지 8주밖에 안됐어요. 그 불쌍한 것이... 얼마나 무서울까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저에게 정보를 다시 주시겠어요? 제가 한 번 찾아볼께요. 댁이 어딘가요?" 나는 종이를 꺼내면서 말했습니다.

"알더크로프트 언덕이예요. 소방관 한 분이 오늘 아침 일찍 그러셨는데 그 곳엔 아직 타지 않은 집들이 있대요."

그녀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오늘 오후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서 불길이 그녀의 집쪽으로 갔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저희 집은 그렇게 크지 않아요. 아마 5분안에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제 아기고양이는 저의 바느질 방에 있는 깔개위에 눕는걸 좋아해요. 특히 제가 그 방에서 일할 때 말이예요." 그녀의 눈에서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녀의 모습은 내가 지난 이틀동안 만난 다른 모든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들을 너무나 도와주고 싶었고 그들의 걱정과 좌절감을 달래주고 싶었습니다.

"댁으로 가는 가장 빠른길이 어느쪽인가요?" 나는 지도를 보며 물었습니다.그녀는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는데 이미 많은 표지판들이 녹아버린 탓에 나는 표시가 될 만한 지형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알았어요. 필요한 정보는 다 갖춘것 같아요. 참, 마지막으로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나는 종이를 클립보드에 끼우면서 물었습니다.

"에이프릴이예요. 에이프릴 라킨."

나는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에이프릴이 가르쳐준대로 제대로 갔습니다. 내가 에이프릴의 집으로 점점 가까이 가면서 보니 그 전에는 있던 집들이 다 타고 없었습니다. 남아있는 것이라곤 굴뚝뿐이었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운전해 가면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고양이가 이 지옥속에서 살아남아 있을리가 없지..."

에이프릴은 U 자 커브길에서 1마일만 더 올라가면 그녀의 집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주행기록계를 보면서 올라갔습니다. 나는 참혹한 현장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눈을 감았습니다. 나는 차를 멈추고 두 손으로 입을 감쌌습니다.

집이 없었습니다.

나는 좌석에 머리를 기대고 천장을 바라보았습니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떠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불행해도 살아있는 고양이를 에이프릴에 품에 안겨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고양이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녀는 내가 돌아올때까지 적십자 본부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녀에게 그녀의 고양이는 죽었고 집은 다 타버렸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나는 에이프릴이 집으로 돌아와서 고양이의 시체를 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고양이를 찾아서 묻어야만 했습니다. 나는 차에서 나와 힘겹게 앞으로 걸어나갔습니다.

한 때는 아늑한 집이었던 곳에 쌓인 잿더미 위를 돌아다니는 동안 내 부츠 안으로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 왔습니다. 나는 삽으로 잿더미를 뒤졌는데 컵 손잡이, 철으로 된 액자, 도자기 조각 같은거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고 고양이도 없었습니다. 내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는 듯 했습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차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그 때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무슨 소린지 들으려고 멈춰서니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날고 있어서 그것이 지나가고 나서 다시 귀를 기울였습니다.

내가 들었던 소리가 고양이 소리인가? 설마. 내 소망이 너무나 간절해서 분명히 환청을 들은걸꺼야.

아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변 어딘가에 도와 달라고 울고 있는것은 분명히 고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또 헬리콥터가 내 머리위를 지나갔습니다.

"저리가! 비켜! 비키란 말이야!"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끄러운 헬리콥터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시 희미한 고양이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해지기까지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흐른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여기야, 야옹아, 야옹 야옹! 제발, 어디 있는거니?" 나는 헬리콥터가 돌아오기 전까지 미친 듯이 고양이를 불렀습니다.

나는 다시 야옹하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무작정 아무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고양이 소리가 또 들렸습니다...

그 소리는 길건너 바짝 마른 냇가 쪽에서 들려왔습니다. 나는 삽을 떨어뜨리고 검게 탄 벽돌에 발을 헛디디면서 마구 뛰었습니다. 나는 까맣게 탄 냇가 끝에 서서 다시 귀를 기울였습니다. 내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고 내 두 손은 떨고 있었습니다.

"여기야, 야옹아, 야옹 야옹!"

"야옹~~~"

냇가 건너편에는 타다 남은 알루미늄 사다리가 있었는데 소리는 그곳에서 들려왔습니다. 내가 그 쪽으로 갔을때 마치 숨이 멎는 듯 했습니다. 그 곳에는 내가 살아오면서 본 것중 제일 작은 고양이가 재를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파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울었습니다.

"세상에... 불쌍한 것 같으니.. 이리 오렴." 나는 조심히 고양이를 안아올렸습니다. 수염은 다 타고 없고 발바닥에 화상을 입긴 했지만 그 애는 살아있었습니다.

"너희 엄마가 널 보고 얼마나 기뻐할까?" 나는 그 애를 팔에 안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애의 분홍색 코에다 몇 번이고 뽀뽀를 해 주었고 내 눈물이 그 애의 털에 닿으며 말라가는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기고양이는 계속 야옹하고 울었지만 그것은 이젠 안심이라는 말인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자기가 이제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차에 올라타서 헝겁에 물을 적셔서 고양이에게 주었습니다. 그 애는 즉시 헝겁을 핥았습니다. 3일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못 마신 아이에게 뭘 얼마나 줘야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언덕아래로 운전해 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고양이는 고르릉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그 애의 이마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까만 잿가루 사이로 하얀 털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애가 자꾸만 그루밍을 하려고 해서 나는 못하게 했습니다. 재를 먹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몇 분 후, 고양이는 잠들었습니다.

적십자 본부가 가까워지면서 나는 에이프릴에게 그녀의 집이 완전히 다 타버렸다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런 소식은 어떤 식으로 전해야 하는걸까요?

에이프릴은 약속한 대로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내 차로 달려왔습니다. 나는 그녀가 볼 수 있도록 고양이를 높이 들었고 그러는 동안에는 나는 그녀의 집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애거사! 애거사!"

에이프릴은 너무나 흥분하며 차 창문으로 고양이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말을 못하고 고양이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그냥 웃고 울기만 했습니다. 애거사는 고르릉 거렸습니다.

그 모든것이 끝나고, 나는 차에서 나와서 피할 수 없는 질문을 기다렸습니다. 에이프릴의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을때 나는 말을 꺼냈습니다.
"당신이 애거사를 찾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 머뭇거렸습니다.

"...제가 당신의 집까지 구할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예요."

"집이 없어졌어요?"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렇게 되서 너무 마음이 아파요, 에이프릴. 남아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나는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에이프릴 라킨은 한 쪽 팔으로 나를 끌어당겼습니다.

"당신은 가장 중요한 것을 구하셨어요. 가장 중요한 것을요." 그녀는 나에게 속삭였습니다.

그녀의 속삭임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서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테리 크리습 & 사만다 글렌
출처 "Chicken Soup for the Pet Lover's Soul" p 5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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