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나(띵이)는 협회장댁 아파트에서 다른 야생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협회장은 아파트 마당과 지하실에 사는 우리들을 안전덫으로 잡아 불임수술하여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TNR 일을 하고 있었는데 나를 우연히 구조하게 되었다.

나는 밖의 야생고양이들과 달리, 사람을 매우 좋아하는 순한 고양이였다. 아파트 경비원 한 분이 "야생 고양이들 중 대장격인 녀석이 우리를 좋아하고 따라다닌다"고 협회장에게 자랑하였다. 협회 장은 "그럴 수가 없다. 그 애는 야생성이 아주 강하여 내가 2년 가까이 음식을 매일 두 번씩 주는데도 만질 수 없는데 경비아저씨를 따르며 좋아할 리가 없다"고 했단다. 경비는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도 가만히 있었는데요" 하여 협회장은 믿을 수 없다면서 "그렇다면 만약 그 고양이가 다시 보이면 잡아서 우리집 에 데려와 보세요" 라고 부탁하였다.

내게는 사람이든 고양이든 적이 없고, 누구든 믿고 그들과 좋게 지내고 싶었다. 어느 날 경비아저씨에게도 다가 가서 다리를 부비고 좋은 척을 하였더니 경비는 나를 번쩍 안아 협회장 댁으로 데려갔었다. 다른 고양이 같으면 경비에게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순화된 고양이라 도 낮선 사람, 특히 남자에게는 안기지 않고 뛰쳐 나간다.

경비아저씨가 나를 안고 "띵동..." 하였 더니 협회장님이 나오더니 경비에게 안겨 있는 나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 아이고, 우리 대장 뚱띵이와 똑 닮은 녀석이네. 아저씨가 혼동할 만한데요. 대장 뚱띵이는 코 밑에 큰 점, 작은 점 두 개의 매력점이 있지요 . 그런데 너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이리 순하고 착하니? "

하면서 나를 안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협회장은 내 가 뚱띵이와 닮았다고

"너는" 띵"이라고 해야겠구나"

라고 하더니 그 길로 나를 계속 띵으로 부르는데 이름 을 좀 창조적인 것으로 바꾸어 주면 좋을텐데... 그건 그렇고, 내가 아파트에 잠시 살 동안 나는 멋진 여자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회원 최수현씨가 새벽에 문 앞에서 고양이 울음 소리가 나서 나가 보았더니 하얀 바탕에 태비 무늬 고양이가 앉아 있었단다. 수현씨가 집 안으로 안고 들어오니 애기처럼 품에 안겨 행복해 하였다고 하였다. 수현씨 아버지께서는 "우리 집의 못되빠진 5마리 개들을 보호소에 맡기고 이 고양이를 키우자, 너무 예쁘고 천사같다" 고 농담삼아 얘기했고, 수현씨도 고양이가 마음에 들어 키우고 싶지만 자기집의 악동들이 그 애를 가만 두지 않아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고 하였다.

협회장은 최수현씨의 이름을 따고 "수" 라고 지어주었다. 나와 수야는 성격이 똑같이 천하태평이며 누구와 싸우지도 않고, 공격 을 하여도 대항하지 않고

"좋게 지내면 되지 않겠니..."

하고 따뜻한 미소를 짓고 악수하자는 의미로 손을 내밀면 모두 싸울 의도가 없는지 말 없이 돌아섰다. 우리의 이런 행동을 보아 온 협회장은

"너희들 둘은 정 말 천사같구나"

하면서 귀여워 해 주었다. 우리는 보호소에 가서도 아주 친하며 불임 수술을 받고도 여전히 다정한 부부처럼 함께 잘 지낸다.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