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제가 협회 보호소에 입소된지 약 1년하고도 4개월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 방에서 옆방에 사는 꼬마 개들에게 놀러가고 싶어도 무서움에 건너오지 못하였는데 지난 여름부터 조금씩 넘겨다 보고, 차츰 꼬마들 방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추석에 협회장이 우리들 방에 들어와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협회장이 자주는 못 오시지만 보호소에 오실 때마다 여기 친구들이나 고양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주시고 특히 저에게는 제일 잘 해주십니다. 그래서 전혀 두려워 할 것은 없지만 다른 개들처럼 달려와서 뛰어 매달리고 안기고 하는 일은 아직 못한답니다.

꼬마들, 협회장 쳐다보며 "얼른 주세요" 하고 있지만 저는 얼른 뛰어나오지 않고, 천천히 나왔지요.

협회장님은 저를 가까이 오도록 달래지만 마음은 꿀뚝 같애도 몸은 말을 듣지 않았지요.

다른 애들 모두 맛있게 짭짭하는데 전들 어찌 먹고 싶지 않겠어요. 도저히 먹고 싶은 마음 참을 수 없어 혀를 내 밀고 입 맛을 다시고 있다가...

마침내 협회장님께 달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협회장님이 "이리와 윤구야 먹어봐..." 하고 음식이 담긴 숟갈을 내 밀었는데 받아 먹지 못하고 쩔쩔매니 협회장님이 고기 몇덩이를 저 앞으로 주셨어요. 항상 저에게는 더 많이 주시거던요. 협회장 뿐 아니라, 직원들, 봉사자들도 제가 "불쌍하다"" '착하다 "는 이유로 특별대우를 많이 해 준답니다.

다른 꼬마들보다 더 많이 먹고 기분이 좀 좋은 것 같아요.. 이제 다른 애들과도 놀게 되었고 사람들과도 친숙해질 날도 멀지 않습니다. 저는 봉사자나 직원들로부터 너무 착하다는 소릴 많이 듣습니다. 아무리 맛 좋은 음식이라도 꼬마들이 와서 먹으면 저는 양보하고 뒤로 물러나지요. 또 꼬마들이 귀찮게 굴 때도 있지만 너그럽게 웃고 말아요. 제가 너무 바보처럼 착하고 조용하여 제가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입니다. 때로는 여기 보호소 입소 당시 개장수로부터 머리통이 깨지도록 맞은 충격 때문에 그렇게 되었나 상상도 해 보았답니다. 그 일로 벙어리가 되고, 한 쪽 눈(정면에서 왼쪽)도 못 보게 되고, 이빨도 많이 부러져 있지만 먹는 데 아무 지장없고, 살아가는데 이상없고, 건강하답니다. 착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 더 이상 정말 바보같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귀여운 꼬마 흰자를 예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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