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곰돌이는 뒷다리가 불구로서 두다리를 옆으로 모으고 끌고다녀야 한다. 아주 어릴 때 보호자도 없이 서울 어느 길에서 뒷다리를 질질끌고 다니고 있을 때 서화종씨라는 분이 그 길을 지나다 목격하고 도저히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데려와 병원에 입원시켰다. 화종씨는 곰돌이 다리를 고치기 위하여 약 1년동안 곰돌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수의사와 함께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곰돌이가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화종씨는 곰돌이 케이지 생활이 안타깝다면서 죽을 때 죽더라도 좁은 병원 케이지 생활을 벗어나게 해 주고 싶다면서 저희 협회에 도움을 요청하여 보은 보호소에서 살게 되었다. 화종씨의 가엾은 곰돌에게 향한 사랑이 헌신적이라 협회서도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곰돌이의 보은 보호소 생활 약 1년이 되어가면서 놀랍게도 곰돌이가 자주 일어나 걷는 것을 보게 되었다.

겨울이 되면 동물들방은 난방시설이 되어 있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러나 기름값이 너무 비싸 아주 추운 날 외는 보일러를 켜지 않고 대신 침상을 만들고 그 위에 카페트, 방석도 깔아 준다. 그러나 개들은 카페트나 방석에 오줌을 잘 싸기 때문에 오히려 물에 젖은 차가운 방석에 자는 애들이 많아 방석을 치우기도 한다. 곰돌이는 침상 위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날씨가 쌀쌀하기 시작하면 방에 카페트를 깔아준다. 곰돌이는 불구 몸이지만 고양이처럼 자신의 몸을 매우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영리한 개이다.

이렇게 카페트를 깔아주어도 그 위에 대, 소변을 보는 법이 없다. 장난감으로 놀고 있는 곰돌이

앉아서 옆으로 기어다니는 곰돌이가 갑자기 일어나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곰돌이가 이렇게 정상으로 걷는 일이 자주 있게 된 배경은 바로 제 몸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노력 덕분이었다. 보통 동물들이 뒷 다리로 걷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 대, 소변을 보게 될 때 뒤쪽으로 많은 오물이 묻게 되고 더러워진다. 곰돌이가 대,소변 볼 때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일어서고, 그런 상태에서 대변이나 소변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전혀 오물을 묻히지 않는다.

또 다른 한가지 깨끗한 점, 곰돌이는 방 한 쪽이나 놀이터 쪽에서 대 소변을 본다. 그리고는 이리 저리 뒷다리를 끌고 다닐 때는 오물 위로 결코 지나지 않고, 비켜가면서 몸에 묻도록 하지 않는다. 어느 날 방에서 놀이터로 가고 싶은데 그 문턱 앞에 오줌물이 흘러 가로막고 있었다. 건너지 못하고 그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양소장이 보고 곰돌이를 안아서 놀이터로 옮겨주었다. 곰돌이는 그렇게 심한 장애동물이지만 씩씩하게, 불편없이, 건강한 몸으로 보호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고, 뒷다리도 정상으로 움직이도록 노력 하는 일 등, 참으로 대견하게 느껴진다. 식성도 변함없이 좋아 건강상태는 아주 양호하고 힘도 세다.

옆 방의 달순이가 곰돌이 걷는 모습을 보고 있다. 곰돌이 방에도 친구를 두어 함께 심심찮게 지내도록 해주고 싶지만 곰돌이 대소변에 보태어 다른 애들 대 소변까지 방에 널려있게 되면 곰돌이가 그 것을 피하느라 여간 불편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친구를 두고 싶어도 두지 못한다.

곰돌이가 걸어 다닐 때 찍은 사진들

2년 전 대구 보호소에서 골든 리트리바, 대견이를 입양해 가신 김광달씨 부인 김진향씨가 곰돌이 발톱을 깍고, 빗질을 해 주고 있다. 곁에 양소장이 도와주고 있다.

추석을 맞이한 보은보호소 동물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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