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read 19114 vote 0 2008.10.05 (17:14:17)

좁은 박스 위에 들어가 눕자니 다리 펼 자리가 없자, 머리는 '지니' 배 위에 다리는 위로 걸쳐둔 뻔뻔한 '뻔이'
모습.

착한 '지니'지만 이제는 싫다고 앙~ 소리를 내며 "뻔이"가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였지만 들은 척도 않고 들어간 뻔이, '지니' 배는 배게로 하고 긴 다리는 박스 벽에 걸쳐두고 있다. 지니는 우리를 보고 "어떻게 좀 해주세요" 하는 안스런 표정이다.

협회장댁에 지내는 삼색고양이 '지니'는 작년 여름부터 협회장댁에 살기 시작하였으며 소심한 성격으로서 다른 친구들과 쉽게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항상 장롱 위에 지낸다. '지니' 배 위에 척-하니 누워있는 '뻔이'는 작년 11월경 다른 3형제와 보호소에 유기동물로 들어오게 되었다. 약 2개월이 못된 4마리가 어리다고 협회장댁에 임시 보살핌을 받게 되었다. 협회장댁에는 이미 20마리 정도의 어른 고양이가 있었고, 뻔이형제 넷에다가 흰색 아기고양이 한 마리까지, 총 25마리의 아기고양이가 보호 받게되었다.

2007년 8월경 대구의 영어교사로 오게된 영국 아가씨 "안나"와 "엠마"는 협회에 자주 봉사오다가 협회장댁에 5마리 새끼들을 보고 키우고 싶어하였다. 안나가 세 마리, 엠마가 두 마리 임시 입양하고 잘 키워 주었지만 올해 8월 계약기간이 끝나고 영국으로 가게 되면서 다시 5마리는 협회로 오게 되었다. 그 동안 불임수술도 모두 받고 어른이 되었다. 엠마와 안나는 정든 고양이들을 영국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영국 검역소 규칙이 너무 엄격하고 많은 경비, 동물들의 6개월의 검역 생활이 힘들다고 데리고 가지 못하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엠마가 데리고 있던 두 마리는 죽고, 안나 고양이 3마리만 협회장 댁에 다시 살게 되었다.
3마리는 아주 몸이 탄탄하고 건강하였다. 안나는 노랑이 형제 중, 한녀석은 "뻔이" 다른 녀석은 "킁이"이라 이름지었고, 나머지 한 마리 달순이는 그대로 달순이로 불렀다. 달순이는 뻔이, 킁이와 형제도 아니지만 셋이는 형제처럼 똘똘 뭉쳐서는 협회장댁 고양이들을 슬슬 괴롭혔다. 바닥에 코를 대고 계속 "킁 킁"거린다고 안나가 이름 지어 준 '킁이'는 가장 착하고, 얌전하였다. 안나가 '뻔'이의 뻔뻔스런 행동에 그렇게 이름 지어주었다는 것이 딱 들어맞았다. 협회장 댁은 내 집이라는 식으로 뻔뻔스럽게 휘젓고 다니고 그 중 '지니'가 가장 괴롭힘을 받고 있었다. 협회장 댁의 다른 순한 고양이들은 모두 맞서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였다. 뻔뻔스러운 일 중 가장 뻔뻔한 행동이 바로 사진에 나타나 있다.

뻔이는 지니에게 맛있는 것을 좀 더 많이 준다는 것을 알고, 지니에게 접근한 것 같다. 지니가 애용하는 박스 바로 옆에서 뻔이 저도 밥을 달라면서 '난 여기서만 먹겠어요! 여기로 배달배달!' 하여 그 곳에 먹도록 해 주었다. 곧 얼마 안 있어 '지니' 박스에 들어가서는 지니가 좀 있다 먹겠다고 남긴 것을 모두 흟어먹고, 그리고 또 며칠 후에는 지니 집을 완전히 제집처럼 사용하고 지니가 싫다고 하는데도 지니를 안고 자고, 베고 자고, 쭉쭉이까지 하면서, 온갖 친한 척은 다 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뻔이의 그런 행동을 "기가 막히게 뻔뻔한 뻔이네" 하고 말았다. 그러나, 저 장면만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사진도 찍어두고 "뻔이, 정말 이름 값을 하는구나 너무 뻔뻔하다!, 저 벌러덩 하고 누워 자는 꼴 좀 봐라!" 며 모두 보고 웃고, "지니 표정이 장난이 아닌데, 좀 나오지!"하며 잡아당겨도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지니'는 결국 옆 통으로 또 피신하였다. 아무래도 뻔,킁,달순 세녀석은 보은 보호소로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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