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맛사지와 인공호흡으로 겨우 살아난 두 마리 중 한 마리도 다음날 결국 죽었다. 남은 한 마리 녀석도 죽을 것으로 생각하고, 매일 아침 확인하였지만 살아있었다. 그러나 금방 태어난 애기가 왠 설사를 하는지... 뱃 속 까지도 약간 얼어 위와 대장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우유나 젖을 먹는 새끼들은 설사는 물론 아예 변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어미는 설사하는 애기에게 부지런히 핥아주곤 하였지만 변이 방석에 조금씩 묻었다. 그것이 더럽다고 즉시 애기를 물어 모래통으로 옮기고 그 곳에서 젖을 주고 자곤하였다. 방석을 새 것으로 갈아주면 다시 새 방석으로 애기를 데리고 왔다. 밤 사이 또 설사를 하여 방석을 더럽히면 아침에 또 모래통에서 새끼를 안고 젖을 주고 있었다. 새끼 코와 입 주변에 모래를 묻히고 축축하게 젖은 엉덩에도 묻었다.
더러워진 새끼 엉덩이를 씻어 주곤하였지만 계속 설사를 일주일동안 하였다. 겨우 생명을 건진 이 애기는 이제 설사 때문에 끝내 죽을 것인가 걱정도 되었다. 다행히 일주일 지나니 설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아마 위와 대장이 정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침내 설사는 중단되고 방석이 깨끗하니 어미는 모래통에 애기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그 때부터 어린 새끼는 혼자서 어미 젖을 독식하여서인지 살이 통통하게 쩠다. 갓 태어난 새끼가 너무 살이 붙어 제 혼자 공처럼 굴러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살이 통통하게 찐 새끼 "분홍이" 얼어서 파랗게 변하였던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털이 없는 부분이 모두 분홍색으로 변하였다. 그래서 이름을 '분홍'으로 지어주었다. 어미는 범물동에서 구조하였다고 '범순이'으로 지어주었다. 분홍색이된 코와 퉁실하게 살이 찐 '분홍'이의 귀여운 모습이다. 어미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얼마나 자상하게 잘 보살펴 주는지 모른다. 아직 눈이 뜨지 않았을 때...
약 2주만에 눈을 조금 뜬 분홍이.
완전히 눈을 뜬'분홍이'와 어미 '범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