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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에 대하여...
by 배철수 (*.245.72.73)
read 7809 vote 0 2004.10.05 (21:09:00)

2002년 9월 새로이 옮긴 직장은 산을 끼고 있어서 고양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아침이면 직장 쓰레기통을 뒤진 고양이들의 흔적을 보면서 건물 뒤편 외진 산모퉁이에 밥그릇과 물그릇을 가져다 놓고 밥을 주기 시작했다.
우선은 배고픈 냥이들이 안타까워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매일 저녁 무렵 밥을 주다보니 자주 만나는 놈들은 밥시간을 기다리곤 하는데 그중 흰점박이는 발치 밑까지 다가오곤 했다. 생선이나 고기가 있으면 식당 자매님을 졸라 밥과 함께 비벼 주고, 그 외엔 개사료를 주곤 했다.(지금은 고양이 사료를 줌) 그렇게 1년을 넘게 밥을 주었는데 그땐 왜 불임수술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바위틈새에 숨어있던 새끼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는 생각만 했지 그들이 살아갈 참담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아둔함으로 마음만 앞섰던 것이다.
올해 초 협회 회장님을 우연한 기회에 만나 얘기를 나누던 중 불임수술을 이야기 하셨다. 그러한 일들은 체계적이고 조직이 필요할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회장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나도 시작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4월초 협회로부터 덫을 2개 빌렸다. 처음이라 불안한 마음으로 밤에 덫을 놓고 퇴근을 했다. 덫에 걸린 냥이가 밤새 얼마나 불안에 떨까 생각하며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길로 덫놓은 자리에 가니 2개 중 한군데만 줄무늬 냥이가 갇혀 있었다. 잡힌 냥이는 얼마 전 지하실에 빠져 며칠을 갇혔던 놈인데 통나무를 길게 창가 쪽으로 드리워 빠져나온 놈이었다. 동물병원에 불임을 맡기고 오후에 다시 찾아와 놓아주었다. 두어번 그렇게 하고는 이 작업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어서 그저 밥은 매일 챙겨주지만 덫에는 관심이 소홀해졌었다.
장마철이 시작된 여름날, 직장 앞 도로가에 새끼 나비가 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을 했다. 어찌해서 치우긴 했지만 다음날 사고 현장 부근 차 밑에서 정말 가슴 저리도록 슬프게 우는 어미 냥이를 만나게 되었다. 새끼를 부르는 어미의 소리가 얼마나 절절한지 눈물이 났다. 그렇게 어미는 이틀을 꼬박 새끼를 찾았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엔 현실은 너무나 위험했다. 그때서야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불임을 지금부터라도 해야겠다고 절감했다.
아직까지 많은 수의 나비를 불임하지는 못했다.(현재 7마리) 하지만 이 작업은 꼭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면 그들을 위해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종종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고통받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가슴이 분노로 찬다. 도대체 인간이 얼마나 더 잔인해야 되는지, 얼마나 더 우리 아이들의 불행을 들어야만 하는지, 더 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작은 실천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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