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쉼터에는 안경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뼈속 까지 야생이라 도저히 사람 손을 타지 않는 녀석이지만 어릴 때는 힘이 약하고 다리를 다쳐 구조되는 바람에 억지로 몇 번 만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 상태로 카메라 줌을 당겨야 겨우 한 컷 찍을 수 있을까 말까한 녀석이 되었지만요.
안경이가 이 곳 쉼터로 오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2022년 겨울 쯤, 제가 단골로 다니는 안경점 사장님이 이렇게 물어 왔어요.
저 당시 내용을 요악하면 안경점 사장님은 캣 대디셨습니다.
집에도 반려묘 2마리가 있고 전부 공원에서 냥줍한 아이들이죠.
그래서 다친 새끼냥이를 두고 볼 수 없던 차에 안경을 고치러 들른 저에게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저는 다친 냥이를 이동장에 담아 오실 수 있겠냐 물었고 다음 날.
어렵게 구조해 온 그 아이를 받아들고 새로 이사한 쉼터로 항했죠. 구조 냥이들이 막 쏟아져 들어와 정신 없이 바쁜 때였습니다.
다리를 끌고 다녔지만 그래도 다행히 생기가 있었던 아이!
다리가 부었고 걷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식욕은 다행히 좋았습니다.
치료를 위해 당분간 협회장님 댁이서 지내게 되었지요.
왼쪽 다리가 많이 부은 안경이
안경점 사장님이 구조하셨기에 이름은 안경이!
사람이 근처로 가면 너무 많이 불안해하고 무서워해서 성격 좋고 다정한 말똥이랑 함께 지내게 해주니 비교적 빨리 안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이라도 찍을 새면 저렇게 손이 안가는 구석까지 숨고 도망가 버려, 더 다칠까 염려스러워 그닥 카메라에 담은 사진은 없습니다.
그리고 안경이의 다리는 예상대로 골절.
하지만 단순 골절이라 치료는 비교적 쉬웠습니다.
어느정도 다리가 나아져 제법 잘 걸어 다닐 때의 모습
사람이 다가가면 자꾸만 구석쪽 손이 안 가는 먼지 구덩이 속에 숨으려고 해서 좀처럼 사진을 남기기가 쉽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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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쉼터에서 안경이 최근 모습
안경이는 무사히 잘 회복해서 조용히 쉼터에서 묘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집사의 눈을 피해 숨바꼭질을 하며 지내긴 하지만요.
눈에 낀 눈곱이라도 한번 때주고 싶지만...
안경이를 만질 수 있는 날은 아마도 저 애가 아파서 저항할 힘이 없는 날이 되서야 가능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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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물론 굳이 필요하다면 쉼터를 서른바퀴 이상 돌고 숨이 차 숨바꼭질을 더이상 못할 정도가 되면 가능은 하겠지만요. 상상하기 싫습니다. 쉼터 이사 날이 떠올라서^^
안경아, 너를 만질 날이 오지 않게 건강하고 행복한 묘생을 오랫동안 보내다오.
집사의 바람으로.
TO BE CONTINUED.
Your happiness fills m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