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세멘 복도에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
2월 14일 밤 대구 어느 상가에서 통닭 장사를 한다는 한 아주머니가 주변에 사는 고양이가 2층 상가 세멘 복도에 새끼 3마리를 낳아다고 하였다. " 새끼들이 추위에 죽어가니 얼른 데려가라. 어미가 저 새끼를 전혀 돌보지 않는다. 박스에 옮겨 놓았지만 박스에도 안들어간다"고 하였다. 그 곳 상가에서 어느 사람이 쥐 때문에 길렀다가 버리고 갔다고 하면서 상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조금씩 주고 통닭집 아주머니가 손님이 먹고 남은 통닭 지꺼기를 가끔주기도 하여 자기들과는 제일 친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실내로 그 고양이를 넣어 주지 않았고 추운 밖에서 지내도록 하고 음식만 조금 준 것 뿐이었다. 새끼를 가지고, 배가 불러도 상가사람들은 이 혹한에 아무도 고양이을 안으로 넣어주지 않았다. 배부른 고양이는 새끼 낳을 곳을 찾아 이층으로 올라 갔으나 모두 문 잠긴 상가에 들어 갈 곳이 없어 복도에 낳아 버린 것 같다. 이층 상가 사람이 아침에 죽어가는 새끼를 발견하고 통닭 집으로 넘겼다. 통닭집 아주머니는 박스를 구하여 새끼를 넣고 다시 밖에 내 놓았다. 2일 간 젖도 못 먹고 밖에서 지낸 새끼들은 동사할 지경에 되어서야 새끼와 어미를 통에 넣어두었다고 얼른 가져가라고 통닭집 아주머니가 연락하여 협회 구조직원이 그 가족들이 담긴 통을 가져왔다.
협회 보호소에 도착하여 따뜻한 실내 방에서 통을 조심하여 열어보았다. 잘못하면 새끼 낳은 어미는 새끼보호 본능으로 사나워 사람과 새끼를 해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외로 너무 순한 어미였다. 그러나 어미 고양이도 거의 실신 상태에 있었다. 새끼도 죽어가고 자신의 몸도 안 좋으니 어미는 새끼도 자신도 모두 포기를 한 것 같았다. 통닭집 아주머니가 먹이를 좀 주었다고 하였지만 어미 고양이 상태는 너무 좋지 않고, 세 마리 새끼는 모두 죽은 것 같이 보였다. 손, 발이 얼어 버려 시퍼렇게 변하고 입 주변도 검 붉은 색이었다.
마침 최영일 구조직원은 죽어가는 새끼 강아지를 살려 본 경험이 있다면서 숨이 약간 남은 두 새끼를 뜨꺼운 손으로 부드럽게 맛사지하고 인공호흡도 해 주었다. 약 40분 이상 노력한 결과 두 마리 울음소리가 아주 조금 들렸다. 얼음덩이 같은 몸이 차츰이 온기가 돌았다. 어미는 음식을 주니 먹었다. 어미 몸도 말이 아니었다. 길바닥에 그냥 잤는지 온 몸이 더럽고 지저분하였고 꼬리 쪽은 출산 후 뒷정리를 아직 못하였는지 피가 많이 묻어 있었다.
세상에는 온 갖 유형의 동물학대가 많다. 그리고 불행한 이 가족들에게 상가사람들이 일부러 때리고 발길로 차고 하는 고통은 주지 않았는 것 같다. 다만 동물에 대한 무지가 이 연약한 고양이 가족들에게 학대이상의 고통을 준 것이다. "고양이나 개 등 동물들은 아무렇게 해도 사는 것이다" 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무지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동물들이 끝없이 발생하고 있다. 얼어죽어가는 이 새끼들과 어미가 왜 특히 더 불쌍하게 느껴지는지... 우리도 자식을 낳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스에서 새 방석으로 3마리 새끼를 내 놓았지만 제일 왼쪽에 있는 새끼는 이미 숨이 넘어갔다. 오른 쪽 두 마리는 죽어가고 있었지만 아직 살았다는 연약한 숨소리를 들어 살리게 된 것이다.
손 바닥에서 서로 혀로 엄마 젖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죽은 새끼는 털이 조금 붙은 곳은 모두 얼어 퍼렇게 변해 있었다.
살린 새끼들을 어미에게 보였으나 죽었다고 생각하였는지 반응이 없었다. 냉랭한 어미.
그러나 품 속에 넣어주고 새끼들이 젖을 찾겠다고 작은 울음소리를 내고 파고드니 그 때서야 어디 못가게 한다고 동그렇게 감싸 안았다.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강한 사랑의 모성애는 같은 것이다.
방석이 곧 더러워져 새 방석을 깔아주었다. 어미는 눈도 뜨지 않고 계속 새끼를 보자기 싸듯 꼭 싸고 있었다.
살아있는 두 새끼들 협회에 온지 2일 지났다. 귀, 입주변, 배, 발 등이 파랗게 얼었던 것이 아주 조금 원래 색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젖을 빨기는 하나 힘차지 못하여 제대로 살지 의문이다. 둘이라도 건강하게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쥐 덫을 뒷 발목에 끼여둔 채 배회하던 고양이 "황금이"
대구 황금동 주택가에서 쥐 덫을 다리에 끼운 채로 다니는 고양이가 있다며 구조요청이 왔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직원은 줄무뉘 테비 고양이가 쥐를 잡기위하여 설치한 덫에 발목 부분이 끼여 제대로 걷지를 못하여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고양이는 놀라 달아나면서 신고한 주민 집 마당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가 버렸다.
구조 직원도 조심스럽게 나무 위로 올라가자 다시 바닥 잔디 위로 뛰어내리더니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였다. 곧 직원에 잡히고 덫에 끼인 뒷 발목을 직원이 빼주고 있다.
발목이 쇠붙이에 짓이겨 생긴 깊은 상처가 보인다.
대구 고양이 보호소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당분간 철망 게이지에서 격리 생활에 들어 간 "황금이" 황금동에서 구조하였다고 지어 준 이름이다. 아마 나이는 약 7개월로 보이고 남자였다. 쥐 덫 때문에 고생도 하였지만 자유롭지 못한 보호소 생활이 아주 불편하게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