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이 배에 기대고 자고 있는 "효자". 효자는 특히 청솔이와 친하며 장난도 심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애들과도 장난치고 놀기도 하였지만 둘이만 깊은 잠에 골아 떨어졌다. 길동이와 길송이도 피곤한지 잠을 청하고 있다. 그러나 호야, 동이 둘이는 아직 정신이 말짱하여 뭘 살핀다고 저리도 눈을 반짝이며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효자"
물 엎고 꼬마들과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청솔이" 발 가락 사이 흉터도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는 6월이면 내가 여기 보호소에 온지 어느 덧 1년이 된다. 그동안 나는 정신없이 재미있게 살았다. 우리 골든 리트리바의 특성이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상냥하게 친절하게 잘 해주는 것이다. 남을 너무 잘 믿고 잘하다가 불행해진 동료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여기 보호소에서 나쁜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 모두 믿고 잘 하기만 하면 된다. 아마 이런 우리들의 착한 성품을 여기 보호소 사람들은 알고 나를 작은 개들과 함께 살도록 해준 것 같다.
"믿는 도끼에 발 찍힌다"는 옛날 속담이 있다. 직원들이 나를 믿고 꼬마들과 함께 지내도록 해주었는데 나는 순간 실수를 하였다. 맛 있는 음식을 큰 그릇에 여러 개 담아 주고 우리를 돌보는 직원은 다른 일로 나가 버렸다. 꼬마들과 함께 먹으면서 나는 꼬마들 것을 모두 가로채 먹기도 하고 꼬마들이 거부하면 "왕아앙"하고 인상을 써고 겁을 주었다. 나를 믿던 꼬마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직원에게 들키고 말았다."청솔이 너 안되겠다. 큰 개들 있는 곳으로 가자"하더니 다음 날 나는 큰 개들이 많은 4층 건물로 옮겨져 버렸다.
그 곳에서 나는 큰개들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고양이 보호소에 있을 때보다 뭔지 모르게 싫다고 느껴졌다. 먹는 것도 많이 먹는데 나는 살이 빠지기 시작하였다. 협회장이 와서 나를 보더니 깜짝놀라면서 "너 왜 이렇게 살이 빠졌는냐? " 그리고 여기 개들 담당자에게도 물었다.
"모르겠어요. 너무 먹어 소화불량으로 설사를 많이 하여 그런 것 같다"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속으로 "그것이 이유가 다 아니랍니다.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고양이 보호소에 가고 싶어요." 울먹거렸다.
협회장은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청솔이를 다시 고양이 보호소에 보내어 설사병도 고치고 봉사자들이 많이 오는 그 곳에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으면 곧 좋아질거다"하였다. 나는 어찌나 좋은지... 2006년 1월에 구조부장은 나를 다시 고양이 보호소로 데려다 주었다. 처음에는 문 입구에 묶어 음식 조절과 약물 치료를 해주었다. 나는 하루 하루 좋아지고 설사병도 고치고 다시 금호동과 길송이, 길동이가 있는 우리에 들어갔다.
음식을 먹을 때 직원은 나를 나무에 묶어두었다. 꼬마들 음식을 뺏아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나는 눈치채고 이제 직원이 나무에 묶어두지 않아도 스스로 나무 곁에 가서 혼자 앉아 음식을 줄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음식을 먹는 꼬마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청솔이 정말 착하구나, 건강도 회복하고 인물도 다시 돌아오고... "하면서 모두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또 꼬마들 음식을 뺏어 먹으면 또 4층으로 가겠지. 절대 조심할 것을 속으로 다짐하였다. (청솔이 씀)
하핫 청솔이도 실수를 하는군요 그래도 늘 의젓하고 신사같은 청솔이가 사랑스럽습니다 이렇듯 사람의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들은 정말이지 눈빛도 어찌나 맑고이쁜지..청솔이의 얼굴을 보고있으면 저도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걸 느낍니다^^이젠 작은개들하고도 사이좋게 잘지낸다니 다행이네요 큰개들은 특히나 먹거리때문에 문제가 좀있는데 청솔이는 이젠 안심해도되겠습니다 음식조절은 사람도 힘든것인데..대단하네요청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