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미고양이보다 움직임이 덜날렵한 새끼고양이들이 어미를 따라 지붕위로 지나가다가 떨어져 담과 담사이로 빠지는 일이 많다. 수 건의 그러한 구조 중에 한 사건을 소개한다.
6월 11일 수요일 저녁 새끼고양이가 담 사이에 빠졌다는 신고가 협회로 걸려왔다. 즉시 구조직원에게 연락하여 가보도록 하였으나, 구조직원은 현장에 다녀온 후 벽과 벽 사이가 아주 좁고 깊어서 새끼고양이는 보이지도 않고, 긴 막대를 이용한 올가미 장비도 그 속에 넣을 수 없다면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밤이 늦어, 내일 다시 방법을 궁리해보기로 하고 구조를 미뤘다.
다음 날 아침, 협회장은 구조직원으로부터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가 보면 무슨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아침 일찍 구조직원과 함께 현장으로 갔다. 반겨주시는 반 양옥집 주인 아주머니에게 협회장은 "고양이가 아직도 울고 있느냐" 물었다. "이제 나왔어요" 해서 보니 벽 아래 끝 쪽에 구멍을 내놓은 것이었다. 알고보니 신고한 집 주인 아주머니께서 새끼고양이가 너무 딱해서 아는 남자분에게 부탁하여 벽돌 반을 깨어 구멍을 내놓고 어젯밤부터 입구에 먹을 것을 놓아두고 있었다고 했다. 보통 주인들은 벽을 뚫자고 하면 절대 말 안들을 것이기에 구조직원은 포기하였다하였다. "그래도 물어보기는 하여야지... . 협회장은 "아주머니가 정말 잘하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겁 많은 새끼고양이는 먹을 것을 입구에 놓아두면 그것만 먹고 다시 구멍속으로 들어가고 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협회장은 그 입구에 맛있는 먹이를 넣은 덫을 놓아두면 고양이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였고, 구조직원은 입구에 덫을 설치하였다.
덫을 설치한 사진. 덫 입구 앞에 벽돌 두 개의 반을 뚫은 구멍이 보인다.
벽을 뚫어, 고양이 구조를 도와준 고마운 아주머니
새끼고양이는 다행히 당일 저녁에 잡혔고, "봉덕이"란 이름을 갖고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
어리지만, 아직은 사람이 좀 두려운 봉덕이.
동물구조신고전화를 받다보면,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티끌만큼도 도와주지 않고 명령만 하는 사람... 교통체증이나 교통 사고 동물 구조부터 가다보면 현장에 늦어질 수도 있다.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고... 차에 치인 동물이 대로 복판에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여기 어느 동네 개가, 고양이가 차에 치여있다. 빨리와라." 전화만 하면 모두 쉽게 동물을 구조하는 줄 알고있다. 위험하고 고통스런 상태의 동물을 구조하려는 노력은 감사하지만 대로에 쓰러져 있는 동물을 구조하려면 신이 아닌 이상 현장을 1-2초만에 갈 수 없다. 왕복으로 지나가는 차들은 1초도 안되게 지나간다. 구조원이 도착할 때는 또 차에 치여 이미 죽어 버리고 나중은 죽은 것은 고사하고 껍질조차도 걸레조각처럼 늘어져있다. 대로에서 차에 치인 동물을 발견하면 먼저 동물을 도로가로 옮겨주고 난 뒤 구조해달라고 요청해야만 그 동물을 구조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봉덕동 아주머니와 타야를 구조하도록 도와 준 김경하씨처럼 그런 분들이 많다면 동물들이 좀 더 빠르게 구조될 수 있을 것이다. |
생명을 위하시는 그 사랑, 가정에 축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