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 홈
후원을 기다립니다
<font color=black><b>우리 동네 도둑 고양이
by 기획&#9642;홍보부 (*.203.152.236)
read 9190 vote 0 2006.01.29 (23:40:26)

이인환씨의 우리동네 도둑 고양이 글을 읽고


사람들은 우리 이웃에 있는 고양이에게 집안에 있는 음식 같은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처음은 무엇으로 던져 쫒아내곤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마음 일 것이다. 그러나 쫒아도 쉽게 도망가지 않는 고양이들이 밉지 않으며 음식을 주고 싶기까지 한다. 소설가 이인환씨는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를  향한  사랑과 인정이 점점 자라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인간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렇게 변하여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자연과 삶/이인환]

우리 동네 도둑고양이.

[동아일보] 2006-01-23 03:18

[동아일보] 어찌된 일인지 요즘 동네에 도둑고양이가 부쩍 늘었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녀석들이 기껏해야 60가구 정도 되는 시골마을을 마구 헤집고 다니다 보니 동네 사람들 입방아에 ‘단골손님’이 됐다(도회지 생활을 접고 18년째 시골생활을 하고 있는데, 경기 양평군 양수리 생활을 거쳐 지금 사는 곳은 쌀로 유명한 이천시의 한 시골이다).

버림을 받았는지 스스로 가출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한뎃잠을 자느라 꾀죄죄해진 놈들이 동네를 배회하다가 사람과 마주치기라도 할라치면 휙 하니 암팡진 기운만 남겨 놓고 사라지곤 한다. 도둑고양이가 출몰하면 개들이 죽겠다고 짖게 마련인데, 고양이들은 묶여 있는 개 정도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근방을 얼씬거리며 놀려 먹기까지 한다. 개뿐만 아니라 사람도 당장 뛰어나올 형편이 못 된다 싶으면 전혀 겁을 내지 않는다.

집사람은 마당에 도둑고양이가 얼씬거리면 ‘이놈 고양이!’ 하면서 으름장을 놓지만, 고양이는 시큰둥하게 한번 쳐다만 보고 하던 일을 계속한다. 약이 오른 집사람이 댓돌로 나서며 신발짝이라도 치켜들면 그제야 마지못한 척 두어 발짝 피해 주는 시늉을 한다. 집사람 대신 내가 나서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무슨 일이야?’ 하고 고개를 내밀면 화들짝 놀라 줄행랑을 쳐 버리는데, 심심찮게 돌팔매질을 하거나 삽 같은 걸 치켜들고 추격전을 벌이곤 한 경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마당은 감히 도둑고양이가 배회할 생각을 못하던 구역이었다. ‘희동이’라는 보기 드물게 한 성질 하는 진돗개 잡종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체불명의 고양이 몇 마리를 사체로 만든 희동이가 뜻밖의 사고로 유명(幽明)을 달리한 후로는 의리상 다른 개를 들이지 않고 있는데, 희동이 냄새가 완전히 증발해 버리고도 한참이나 지나서야 도둑고양이가 드나들기 시작했다. 희동이가 있을 때는 먹다 남은 음식을 꼬박꼬박 개밥그릇에 채워 주던 집사람이 그 후로는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두었다가 봄이면 상추를 심어 먹는 뒷마당에 버렸다.

이번 겨울 들어 첫눈이 온 다음 날 무심코 마당을 내다보다가 도둑고양이들이 유난히 비쩍 마른 것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겨울이 되니 저놈들도 먹이가 부족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 집사람에게 이왕 버리는 거 고양이들이나 주는 게 어떠냐고 했다. 집사람은 ‘여자라고 우습게 보는 놈들에게 뭣 하러 그런 수고를 하겠느냐’면서도 개밥그릇에 남은 음식을 채워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처음 며칠은 ‘이거 우리 주는 거 맞아요?’ 하는 듯 조심스럽게 주변을 맴돌던 놈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게 되었고, 더 나아가 때가 지났는데도 집사람이 게으름을 부리면 야옹거리며 독촉까지 해 댔다. 며칠 전에는 낯선 놈들 서넛까지 합세하여 대여섯 마리가 밥그릇 주변에 진을 치고 집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집 사람 착하다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 이에 더하여, 전에는 내가 마당에 나서면 십리 밖으로 내빼던 놈들이 이제는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쭈’ 하며 다가가도 피하기는커녕 등을 곧추세우고 다가와 쓰다듬어 달라고 하기까지 한다. 사람 손이 엄청 그리웠던 모양이다. 친해진다고 나쁠 거야 없겠지만, 이러다가 동네 도둑고양이 다 먹여 살려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인환 소설가·바둑평론가 ⓒ 동아일보 & donga.com






전병숙

2006.01.30 (17:41:24)
*.234.64.3

아~저도 그 기사를 읽어보구 소설가다운 행동이라고 생각했어요.첨엔 냥이에 대해 좀,부정적이었으나 나중엔 마음을 열었던...넉넉하고 푸근한 감성이 좋은글이 나오지 않을듯 싶어요. 메마르고 꽉닫힌 마음에선 결코,좋은글이 나올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어떻게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고중철

2006.01.30 (18:43:14)
*.150.191.226

냥이들에게 어떻게 걸려들어 밥을 주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경험하게 되는 내용이네요. 이제는 우리 먹거리를 준비하면서도 냥이들도 먹을수 있는 것있으면 자연스레 챙기게 되죠. 어제는 냥이들에게 사료를 줬더니 많이 남았네요. 아마 이웃(전병숙님)의 메뉴가 더 좋았나봅니다. 한달후 저희가 이사한 후에 전병숙님의 수고가 더 많이 필요 할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올해에는 우리와 모든 둥물들이 행복한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최수현

2006.02.01 (19:50:26)
*.111.98.215

농촌인심...사진에서도 후한 아저씨의 인심이 마구 느껴지네요. 전병숙님과 고중철님..한 이웃인가보군요. 아구 부러워..^^ 냥이 밥주러 갈때 보면 누군가가 밥준 흔적이 있는데..영 사람을 만나질 못하겠네요. 동지가 있다면 더 용기내서 이곳저곳 냥이들 밥을 줄텐데^^
기분좋은 기사보니 저도 덩달아 웃게 되네요
제목 날짜 조회 수
인천 남동구사건과관련하여.... 2006-02-10 9249
병술년 개띠엔 의견(義犬)처럼 살자. 2 2006-02-08 10451
동물 심리학으로 풀어본 고양이의 신비. 6 2006-02-07 9136
CEO REPORT제공]개에 얽힌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 2 2006-02-06 8698
<font color=black><b>SBS 스폐셜 "개가 사람을 구한다."</b></font> 2006-02-04 11542
누렁이를 위한노래래요.. 어디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 3 2006-02-04 7844
잃어버린 동물 코너에요.. 1 2006-02-03 9137
<font color=000000><b>KAPS 영국지부 최윤선씨 코리아헤럴드 인터뷰</b></font> 4 2006-02-03 9599
고양이는 사랑스럽다는 수식어가 가장 어울리나봐요.. 1 2006-02-02 8538
도심속 길고양이의 항의. 2 2006-01-31 10579
<font color=black><b>우리 동네 도둑 고양이 3 2006-01-29 9190
어쩌죠;;답이 안 나오네요-.- 2 2006-01-29 9847
kaps 회원님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 2006-01-28 10237
어제 저의 생일 너무 뜻깊었습니다.. 2 2006-01-28 8850
백구의 설 3 2006-01-27 7902
<b><font color="black">06.01.26 영남일보 협회장 인터뷰 내용</font></b> 3 2006-01-27 16723
동물자살의 원인분석. 2 2006-01-27 9335
오늘이 생일이신분들이 계실거 같아서요.(^^) 10 2006-01-27 9713
퍼옴]인터넷유머 -고양이의 취향 2 2006-01-26 8974
과학의 향기 ]동물도 자살을 한다. 2 2006-01-26 9463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