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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나비 이야기
by 이정일 (*.50.111.101)
read 8535 vote 0 2004.09.18 (01:05:57)

오랫만에 글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셨는지요?

글을 읽으니 아름다운 수필 한 편을 읽는듯 합니다.
사실 어느 누구 글 보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다운 이야기 라고
생각 합니다.

동보협에는 이렇게 자연스레 잘 쓰시는 분이 많은듯 합니다.

앞으로 언제인가,,이런 우리 협회의 회원들의 글을 모아서
한권의 책으로 나와도 참으로 동물 생명을 사랑 할 줄 아는
고운 마음씨의 사람들...의 하고픈 얘기를 많은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종종 또 다른 회색나비의 이야기를 기대해도 되겠지요!

만누와학규네 집에서 보냅니다....
......................................................................



>나비를 만난 것은 지난 5월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등산로를 지나다가 엄마를 찾는듯한 새끼 고양이의 울음에 주위를 보니, 갓 젓떨어진 아기가 계속 울고 있다.
>나비야 하고 계속 부르니 의외로 내쪽으로 조금씩 오는게 아닌가.
>야생의 고양이는 사람을 경계하는데 아직 아기라 그런 관념이 없나보다.
>쓰다듬어 주니 좋아서 기댄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럴 때 항상 고민이다.
>내가 데려가 기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두고 오자니 마음에 걸린다.
>어찌하겠나, 일단은 안고 가야지.
>몇 발자국 떼니 할퀴어서 다시 내려놓았다.
>갈등이다. 이럴 때마다 나는 정말 힘들다.
>내가 데려가 책임을 질 수 있으면 할퀴더라도 꼭 안고 가겠건만, 사실 대책이 없다.
>그냥 내려놓은 채 한참을 쓰다듬어 주기만 했다.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뒤로 하고 시간에 쫒겨 산을 내려 왔다.
>
>다음 날 산에 오르면서 나비를 불러보았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다. 혹여 죽지나 않았는지 마음이 쓰인다.
>사흘 후 정자 앞 쓰레기통에서 나비를 만났다.
>너무 반가워 나비를 불렀더니 좋다고 옆으로 온다.
>나비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다음 날부터는 사료를 조금씩 가지고 산에 올랐다.
>나비를 부르니 정자 앞 수풀에서 대답을 한다.
>누가 가져다 주었는지 고등어가 일회용 스티로폴에 담겨 있다.
>고마운 사람이다.
>사료를 주니 의외로 잘먹는다. 물과 남긴 사료를 통에 담아 두고 혹여 비라도 올까싶어 우산을 받쳐 두었다. 잘자라야 할텐데...
>
>한달 여가 지났다.
>매일 나비를 만난다.
>사료를 주면 좋아서 손등을 한번 쓰다듬고 먹고를 되풀이한다.
>가끔씩 얼굴이 가려운지 긁길래 보니, 세상에 진드기가 몇 마리나 붙어있다.
>동물병원에서 약을 사서 다음 날 발라주니 신기하게 진드기가 없어졌다.
>장마철이라 비가 잦다. 비오는 날이면 나비로 인해 걱정이 된다.
>
>가끔씩 등산오신 분들에게 나비의 이야기를 듣는다.
>일전의 젊은 새댁이에게 들은 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했다.
>처음 나비를 보았을 때 정자 앞 나무 아래 쓰러져 있더란다.
>힘이 없어 축 늘어진채... 마침 아기가 먹던 우유가 남았길래 조금 주었더니 잘 먹더란다. 그래서 가끔씩 올 땐 생선이며 우유를 가지고 온단다.
>요즘은 한참을 못왔는데 많이 컸다고 반가워한다.
>또 어떤 할아버지는 새벽 등산을 오시면서 먹을 것을 챙겨 오신단다.
>그래서 나비 식탁 주위를 보면 별별것이 다 있었나 보다.
>여름이 되니 음식물이 금방 상해져 가끔씩은 주변 정리를 한다.
>그래 세상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가 보다.
>
>이제 더위가 누그러졌다. 나비도 6개월 정도는 된 것 같아 불임수술을 해야하는데 걱정이다.
>큰 맘먹고 박물관 동물병원에서 케이지를 빌려 아침에 산에 올랐다.
>나비를 불러 안고는 케이지에 잽싸게 집어 넣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놀라서 솟아오르는 나비는 내 팔을 할퀴고는 도망쳐 버린다.
>실패다. 허탈한 마음을 하고 내려왔다.
>점심시간, 이젠 나에게 놀라 불러도 오지 않으려니 하고 사료를 가지고 산에 올랐다. 근데 의외로 금방 대답한다. 점심을 먹이면서 아침에 놀란 나비가 안쓰러워 쓰다듬어 주었다.
>
>며칠이 지났다. 걱정이 태산이다. 혹여 이 놈이 새끼라도 가지면 어쩔까 조바심이 난다. 제법 고양이티가 의젓한 나비를 보니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걱정뿐이다.
>
>오늘은 큰 맘을 먹고 덫을 가지고 산에 올랐다. 나비를 불러 먹이를 덫 안에 놓아 보았다. 의외로 덫에서 고양이 냄새가 나는지 경계를 하지 않는다. 순순이 덫 안으로 나비가 들어가는 순간 문을 닫아버렸다. 갑자기 변화된 환경에 나비가 울기 시작한다. 믿었던 나에게 배신감을 느꼈는지 괴성으로 울기 시작한다. 어떻게 산을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내려오면서, 차 안에서 계속 나비에게 위로를 하면서 동물병원에 맡겼다.
>왠지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회의가 밀려온다. 종족번식은 동물의 본능인데 그것마져 허용할 수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
>
>다음 날 수술을 마친 나비를 찾아 산에 올랐다. 어제보다는 덜 울지만 그래도 얼마나 불안한 하루를 보냈을까?
>제자리에 케이지를 놓고 나비를 내놓았다. 의외로 도망치지 않고 내게 다가와 손등을 부빈다. 배신감으로 나를 경계할 줄 알았는데...그저 나비가 고맙고 대견하다.
>
>오늘 산에 올라 나비 수술부위를 살펴보았다. 습기진 날씨여서 염려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것 같다. 아! 하느님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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