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PS 고양이 쉼터에는 '공기'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개냥이긴 하지만 싫은 건 절대 안하는 고집쟁이요.
한때 외출 냥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입니다.
고양이 '공기'가 이곳에 오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2020년 2월 초, 늦은 오후에 협회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시기였었죠.
연락이 온 것은 어느 기계공고 수위실이었습니다.
고양이 한마리가 학교로 들어와 건물 내를 막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고양이와 노느라 수업 진행이 안되서 고양이를 잡아놨으니 데려가라는 연락이었죠.
학교 복도를 활보하는 고양이 공기(※재구성 장면에 등장한 배경과 인물은 실제 모습과 다름을 알립니다.)
학교 수업중에 들어가 교실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수업 중에 책상 위를 뛰어다녀 수업에 지장을 주고,
쉬는 시간 내도록 고양이와 노느라 학생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그래서 학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이 고양이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뭐 사람이 부르면 바로 오는 개냥이라 잡는 건 일도 아니었죠.
마침 학교에서 전화 연락을 한 곳이 구청 유기동물센터가 아니라 이 곳 KAPS 고양이쉼터 였습니다.
다행이지요.
전화하신 당직 선생님은 고양이가 불쌍해 안락사 위험이 있는 구청 위탁소로는 도저히 못보내고 협회쪽으로 연락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하긴 그 당시 성묘 길냥이는 보호위탁 대상이 아니었기에 위탁소로 보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때마침 이곳 쉼터에도 한자리 남아 있어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혹시나 주변에 고양이 주인이 있을까 며칠동안 찾아봤지만 없었고, 길냥이 생활을 좀 오래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겨울에 춥고 배고파 학교까지 흘러 들어오게 된 거겠죠.
한때 집고양이 였기에 집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네, 그렇게, 어쩌면 좀 흔한 스토리로
이 아이는 이곳 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쉼터에 온 첫 날 공기 모습
고양이가 그동안 물을 전혀 못 먹었는지 오자마자 물을 엄청 마시고, 그 다음 사료 조금, 고기 조금,
다행히 학생들한테 음식을 조금씩 얻어 먹었는지 허기는 별로 없었지만 아무도 물을 줘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건강 상태는, 겨울철 길고양이에게 흔히 보이는 호흡기 증상이 좀 있었지만 심한 편은 아니었기에 쇠약해진 건강은 쉼터에서 천천히 회복하면 되는 문제였죠.
쉼터에 온지 한달째 되는 모습
기계 공고에서 데려왔기에 이름은 '공기'로 짓고 쉼터 생활에 함께 적응하도록 보살피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공기는 마당 냥이로 살다가 마당집이 이사가는 바람에 혼자 남겨진 아이 같이 보였습니다.
마당 냥이들은 주로 아스팔트 마당에 배변 하던 습관이 남아 모래에 변을 싸지 않고 딱딱한 바닥 같은 곳을 찾아 배변을 하곤 합니다.
오줌도 모래보다는 바닥이나 한쪽 구석에 싸는 경우가 많고요.
공기도 그런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고 이상하리 만치 개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던 아이 였습니다.
개들과 함께 살었던거니?
쉼터에 온지 두달째 목습
건강이 회복되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성격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지만요.
엄살 꾸러기에 장난 꾸러기에 제멋대로인 편에,
개냥이 답게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지만 또 고집이 쎄서 사람 말을 잘 듣지 않았습니다. 다 알아들으면서 그냥 무시하는 느낌..? ㅎㅎㅎ
문만 열면 밖으로 나들이 나가려고 하고요.
뭐..건강하면 됬죠.
네, 쉼터 제일 건강냥이 됐습니다.
공기의 쉼터 생활 이모저모
세월이 흘러흘러 이제는 공기도 쉼터 터줏대감이 되었습니다.
봉사자들이 오면 가장 주목 받고, 관심 받고, 손님 접대도 잘하는 간판 스타 냥이가 되었죠.
그동안 공기의 쉼터 사연을 올릴 기회가 없어 세월만 흐르고 이제사 소개하게 되었네요.
그냥 평화롭고 심심한 쉼터 생활입니다.
좀 진부하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전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람들과 잘 지내고 가끔 고양이들과 싸우기도 하고,
평화롭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근 공기 모습
그냥 집사는
앞으로도 이곳에서 행복한 냥이가 되어주기만 바랍니다.
외출냥이 였던 삶이 혹시 그리운가 자주 문앞을 지키고 창문을 바라보지만,
못나가게 해서 미안할 따름입니다.
"공기야
도시라는 정글은 고양이에게는 위험 천만한 곳이라서
이곳에서 안전하게 너의 삶을 누려주길 바래."
쉼터로 오게된 소중한 인연이니,
부디 오랫동안 함께하자.
We are here for your happiness.
soon to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