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근하는 길에 구루마에 과일을 놓고 파는 아줌마가 있다.
그 아줌마는 아주 크고 잘생긴 고양이를 한 마리 기르고 있다.
그 고양이는 구루마에서 멀리 못가도록 짧게 끈이 메어져 있다.
아마도 아줌마는 이 고양이가 자기의 과일가게를 지켜주는
파수꾼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보였다.
추운 겨울날 아줌마는 앞집 음식점에 가 있고,
고양이가 온종일 이 가게를 지킨다.
여름에는 그런데로 길거리에서 밤을 새우는 것이 괜찮았다.
허지만, 비가오거나 눈이오는 추운 겨울날
구루마 밑에서 맨땅에 오두마니 앉아서
온 밤을 지새우는 것은
그녀에게도 너무 무리가 아닌가 !
나는 뉴스에서 내일부터 아주 추워진다는
기상예보에 마음이 짠하게 아파왔다.
다음날 과일 몇알을 사면서,
물어보니 저녁에 데리고 들어가고,
아침 일곱시에 데리고 나온단다.
거짓말이다.
냥이의 초췌해진 모습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
버스 정거장이기도 한 그 길가에는
버스정차와 출발로 소음과 매연이 많고,
바람이 강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다음날 직장에서 서둘러 과일박스를 구해
고양이 집을 만들었다. 두툼한 방석을 깔아 넣었다.
그 상자를 갖다주자 녀석은 냉큼 그곳으로 쑤시고 들어가 앉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면
상자의 입구가 길쪽을 향해 있어 냥이의 몸체가 보인다.
고양이도 상자 깊숙이 얼굴을 묻고 있으면
더 따듯할텐데, 입구쪽으로 향해 있다.
알고 보니 아줌마가 방석을 입구쪽으로 끌어내어
안쪽은 반이 맨바닥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아줌마는 여기 고양이가 있으니 우리물건에 손대지 마시오
라고 말하려는 듯 고양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 나는 그 방석을 안쪽으로 밀어주고
상자를 구루마 안쪽으로 돌려놓고 왔다.
찬 바람이 덜 들어가게...
이 한겨울 내내,
밤에 퇴근하며 아줌마는 길쪽으로,
아침에 출근하며 나는 구루마 안쪽으로
고양이 집을 돌려놓아야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