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초.. 저녁이면 꽤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트럭에 꽃게같은걸 팔고 있었는데 왠 턱시도 냥이가 사람들 발길에 이리저리 치이며 ..음식을 달라고 구걸하는 모습이...
너무 맘 아파 데리고 온게 이녀석과의 첫인연입니다...
입양글을 올려도 입양이 되지 않아 그냥 키우게 된녀석... 유독 밖을 좋아해서 아침에 나가면 저녁에 들어오던.. 녀석...
방충망도 치고 항상 문조심을 했지만 사람이 들어올때 현관문앞에 엎드려 있다가 문을 조금 열면 그 밑으로 쏜쌀같이 나가버렸습니다..
저번주 일요일이었습니다..
아침에 나가 저녁에 들어온 녀석... 들어오자마자 털썩 이불에 주저 앉자 있더군요...
다음날 아침 그녀석의 숨소리가 이상하다며 숙모가 가까운 병원엘 다녀왔다더군요... 일이있어 저녁에 들어와 이녀석을 보니 외상은 거의 없는데 잘 걸어다니지 못하고 숨을 제대로 못 쉬더군요..
부랴부랴 병원에 전화해 한시간이나 차를 타고 동물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엑스레이등 여러가지 검사를 하더니... 횡경막이 찢어졌고 그 안에 장이 들어갔다더군요.. 여러 장기가 파손된 상태이며 복수가 찼다고 ...
수의사 한두명으로 되지 않고 부산에서 이녀석을 수술 시킬수 있는 의료장비를 갖춘 병원도 없다고 하더군요...
점점 숨을 쉬지 못하는 녀석.. 응급처치도 없고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더군요..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다음날 아침에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수술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그녀석을 안락사 시켰답니다..
살릴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지 못하겠습니다.. 몇시간 후에 죽을 수도 있고 수술 도중에 죽을수도 있고 운이 좋아 살수도 있다는 말에 이녀석을 편히 보내주기로 했답니다.. 숨을 못쉬는 녀석을 하룻밤동안 지켜볼수 없었기에...
실험용으로 수술대에 올려놓고 싶지 않았기에...
그날 우리 가족은 참 마니 울었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픈건 ... 병원에 도착해서 집에가자고 야옹거리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며 하루종일 우시는 숙모를 보고 꼭 제가 죄를 지은것 같았습니다..
그녀석이 좋아하던 군것질이며 방석이며 모두 그대로인데... 유독 겁도 많고 잠도 많고 식성도 좋은 녀석인데...
배에는 작은 바퀴자국같은게 있었는데 아마 그위로 오토바이같은게 지나갔나봅니다...그래도 이녀석 우리 걱정안시키려고 온몸이 망가졌는데도 기어서 집에 들어오더군요...
두번다시 고양이는 키우고 싶지않다며 저에게 말하시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더군요.. 쓸쓸한 부부에게 그녀석은 친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고는 사고일뿐이라고 자꾸 되새겨 보지만 결국 제가 죽인것 같아 참 힘드네요..
고양이가 집밖을 나가는 순간 목숨이 위험하는것을 이제야 비로소 실감이 나는군요.. 그녀석이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