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야 안녕?
너와 이별한 시간이 오늘로서 딱 일년이구나..
작년 오늘은 참 매섭게 추웠는데, 오늘도 여전히 춥지만 작년 만큼은 덜 하구나.
십년 넘은 고양이 같지 않던 아기같은 네 울음 소리, 벽돌색의 작은 코, 물개수염보다 더 잘생겼다고 내가 늘 감탄하던 수염.
"꼬마~~" 하고 부르면 딸랑딸랑 대답 대신 흔들어주던 방울꼬리...
연두 와 푸른빛이 감돌던 세상 어느 보석보다 아름다웠던 네 눈...
무엇보다 한없는 사랑이 넘쳤던 착한 마음씨...
지금도 " 꼬마~~" 하고 부르면 어디선가 대답하며 뒤뚱거리며 달려올것 같이 네 모습이 손에 잡힐듯 또렷한데, 어디에도 네모습은 없구나..
네가 기대어자던 모퉁이, 일명 꼬마의 자리는 혹시라도 무엇이 놓여있으면 네가 불편할것 같아 얼른 치워 놓는단다.
햇볕을 즐기던 베란다 유리창에 네가 묻혀 놓았던 네흔적들을 평생 닦지 않으려고 했는데, 얼마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세월과 함께 흐려져 잘 찾을수가 없다.
흐려진 흔적들 처럼 , 세월이 흐르면 점점 나도모르게 조금씩 잊혀질 네 모습도 이렇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목이 메이게 가슴 아프구나.
꼬마야...
니가 없는 일년동안 무엇이 알게 모르게 변했을까?
낡았던 가스렌지도 새로 사고, 항상 니가 베고 자던 청소기도 바꾸고, 지긋하게 들고 앉았던 침대 퀼트 이불도 완성했고... 그외 깨닫지 못하는 또 여러가지 자질구레 한것들이 있겠지..
무엇보다 떠난 빈자리를 대신해 한가족이 된 아기고양이 호두..
호두도 널 닮아 어찌나 사랑이 많은지모르겠구나.
꼭 너같이 사람 좋아하는 성격 좋은 녀석을, 쓸쓸한 니자리를 대신해 네가 보내준 선물 이라고 생각 한단다.
꼬마야...
작년 반짝이던 크리스마스 트리에 전구며 리본을 달때, 옆에서 호기심으로 상자들을 들여다보며 같이 행복해 했던 네가 없어서 일까?
올해는 트리를 장식할 기분도 나지 않아 박스속에 그냥 처박아 두었단다.
오늘 저녁엔 네 유골단지를 꺼내 깨끗이 닦아 줄께. 한송이 꽃도 옆에 가져다 줄까?
넌 꽃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이니까 받아주렴..
금돌이랑, 왕순이와 아리도 널 같이 지켜봐 줄꺼야.
꼬마야... 귀여운 꼬마야..
오늘밤 꿈에서라도 널 만날수 있을까?
사랑하는 꼬마야...
일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널 잊지 않고 사랑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