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로서 내가 겪어야 하는 가장 힘든 순간은 동물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때이다.
고통때문에 삶이 짐이 되어버리고 나면 나는 주인들에게 사랑하는 동물을 편히 보내라고 권고 한다.
이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것은 누구에게나 퍽 고통스럽게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주 무력감을 느껴야 했다.
적어도 숀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열살 먹은 개 베커는 상태가 몹시 좋지 않았다.
주인인 론과 아내 리자, 어린아들 숀은 모두 베커를 끔찍이 아꼈고 기적이 일어나길 빌었다.
하지만 진찰결과 암은 손쓸수 없이 번진 상태였고 베커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으며 늙은개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것이 최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속을 밟으면서 론 부부는 네살먹은 아들 숀이 그 과정을 지켜보는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숀이 그 경험에서 배울것이 많으리라고 생각했던것이다.
다음날 가족들이 베커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보자 나는 언제나처럼 목이 메었다.
숀은 침착하게 개를 쓰다듬었다.
과연 이 아이가 지금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몇분후 베커는 편안히 잠들었다.
아이는 아무 혼란과 고통 없이 베커의 변화를 받아들이는것 같았다.
우리는 잠시 모여 앉아 동물의 수명이 인간보다 너무 짧다는것에 가슴 아파 했다.
가만히 어른들의 얘기를 듣던 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전 그 이유를 알아요"
놀란 우리는 숀을 바라 보았다. 그 작은 입에서 뒤이어 나온 말은 나를 놀라게 했다.
"모든 사람은 어떤 삶이 훌륭한것인지 배우려고 태어나는 거예요. 상대방을 사랑하는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그렇지요?"
숀은 말을 계속 했다.
"그런데 동물들은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는거지요."
나는 그 전이나 그 후에도 그만큼 마음을 위로해주는 설명을 들어본적이 없다.
-수의학 박사 로빈 다우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