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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9766 vote 1 2002.06.23 (22:08:46)

냥이를 키우는 보모 개 이야기


에구구..

또 아기 냥이의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역시나 냥이는 덩치 큰 형제의 배밑에 깔려 바둥거리고 있다. 얼마전까지 나는 엄마냥이와 아들 딸냥이 이렇게 네식구와 함께 살고 있었다.

2년전 우리집 한 귀퉁이 아무렇게나 쌓아올려진 궤작더미속에 한 새끼 냥이가 홀로 남겨졌을 때 그렇게 고양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모른 척 했더랬다.


엄마 냥이가 곧 데려 갈거야' 그러나 이틀 밤을 공포와 배고픔에 시달린 냥이가 굴러 떨어졌었나 보다.

그 날,동이 트기만 하면 대문을 열고 마당을 쓰시는 걸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시는 할머니의 치마폭을 따라다니며 거의 구르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고양이에 대한 상식이 전무한 때라 내 딴에 잘 준다고 쌀음료를 주었더니 그 작은 입에 물기나 닿았을까?

두유도 줘보았고 우유도 주었지만 고개를 설레설레... 하지만 용케 살아주었고 잘 자라 주었다.

깐돌이라 이름도 지어주었다. 부디 새끼는 낳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심정에서..


깐돌이의 특기는 지붕 위에 올라가 새 잡기였다. 그 때는 모든 냥이가 다 그러한 줄 알았지만 지금 알고 보니 참으로 다재다능한 아이였다.

그러다가 나의 염원을 배신한 채 3마리의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 곧 훌륭한 엄마가 되었다.

새끼들에게 늘 자신의 밥그릇을 양보했고 자식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얻는 법을 가르쳤다.


그녀석들은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인지 6개월이 지나자 덩치가 어미의 2배나 되었어도 호시탐탐 엄마젖을 탐하곤 했다. 때론 단호히 거부하기도 했지만 눈 감아 줄 때도 많아었다.

아.. 이때가 행복했었지..

그러다가 우리집에 개 두마리가 오게 되었다.

처음 일주일간은 묶어두었다.

냥이들도 묶인 개는 전혀 두렵지가 않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새로 온 식구들에게 왕성한 호기심을 감추지 않으며 그 앞에서 알짱거리면서

'나 잡아봐라'하는 식으로 개들을 놀려댔었다. 그러나 개들이 풀려나자 사태가 돌변했다.


그들은 서로가 화합하지를 못했고 냥이들은 지붕 위.장독 위 담벼락위로 좆겨다니다가 마침내... 다들 가버렸다.


그 이후로 각기 서너번 찾아왔지만 .. 냥이들이 더 이상 나를 찾지 않게되자 내 쪽에서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날도 냥이의 흔적을 좇아 산으로 들로 다니다가 흙 냄새 풀 냄새에 취하고 날으는 새들을 눈으로 좇으며 멍하게 앉아 있는데 가까이서 뭔가가 툭하고 소리가 들렸다.


아니나 다를까 콩알만한 새끼냥이였다. 분명 이제 막 눈을 떳으리라.

냥이는 구슬피 울고 있었지만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엄마가 곧 데리러 올거야..'


다음날 날이 밝자 곧장 거기로 가 보았다.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을까?

냥이는 아직도 그자리에 오도카니 앉아서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내심 기뻤다.

어느새 나는 고양이란 동물을 무척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어린 냥이라 순간 순간이 고비였다.

인터냇을 뒤져 고양이 젖병이다, 고양이 분유다 하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고양이는 그 모든 것을 온 몸으로 거부했다.

하늘이 도왔을까?


때마침 집에는 이제 몸을 푼지 한달째 되는 개가 있었다.



업동이 새끼 고양이도 함께 자식으로 받아주고 젖 주는 착한 우리 집 힌둥이

초록 색 풀 밭에서 노는 새끼 냥이가 너무 그림처럼 아름답다.

정신없이 자는 강아지들 속의 새끼 냥이. 혼자서 새까만 예쁜 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다. 북실강아지랑 고양이랑 함께 오래도록 은영씨 집에서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요하다면 협회서 도와 줄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냥이는 엄마 젖을 찾아 들었고 놀랍게도 어미 개는 마치 제 새끼인양 보듬었다.

끊임없이 핧아 차주고 쓸어주고...

힘센 형제들에게 눌려 많이 얻어 먹지를 못하였지만 지금은 통조림에 밥을 으깨주면 곧잘 먹는다.

강아지들도 지금은 젖을 땠고 사료를 오독오독 씹어먹는 소리가 너무나 정겹다.

바야흐로 탄생의 계절이다.

처마에 둥지를 튼 제비부부도 제 어린 여식들을 키우느라 하루가 부산하고 틈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가 싹을 틔우는 들 꽃들도 참 대견하다.

이젠 시골집들도 다 시멘트로 뒤덮이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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