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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보호자 "보니"
by kaps (*.204.230.109)
read 10291 vote 0 2003.02.27 (19:12:03)

1986년의 여름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던 남편을 포함해 여섯 명이었고 애완동물을 두 마리 키우고 있었습니다.

첫째 아들은 공군에 지원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멀리있는 대학에 다니던 두 딸은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 와 있었습니다. 9월이 되면 집에 남아있게 되는건 십대인 막내아들 밖에 없었습니다.

그 해 여름 7월에 우리 개가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우리 고양이가 누가 앞문으로 들어오는 틈을 타 밖으로 뛰어나가 바로 차에 치여 즉사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몇 년간 함께 살아 온 두 아이들의 죽음에 한동안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었습니다.

8월의 어느 토요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구멍이 뚫린 박스를 집으로 들고 왔습니다."만약에 강아지면 다시 들고 나가. 지금은 강아지를 돌볼 상황이 아니야." 내가 말했습니다. "아니예요, 엄마. 아기고양이예요. 한 번 보세요."

아이들은 박스 안에서 흰색과 회색이 섞인 조그만 털뭉치를 들어올렸습니다. 그 아기고양이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온 마음을 뺏겨버렸습니다. 우리는 그 애를 보니라 이름지었습니다. 그 애는 우리의 "보호자" 였습니다. 보니는 첨부터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가을이 오고 큰 아들은 군대로 가고 두 딸들은 대학으로 돌아갔고 남편의 병은 나날이 악화되어갔습니다. 막내아들은 고등학교를 다니며 일까지 했지만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애와 보니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애가 숙제를 하면 보니는 그 애의 의자밑에 앉아있었고 그 애가 TV를 보면 보니는 그 애의 무릎위에 앉아있었습니다. 보니는 매일 밤 막내아들의 발치에서 잠을 잤습니다.

막내아들은 보니에게 물건 물어오기를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그의 친구들은 "고양이들은 자존심이 강해서 재주를 부리려하지 않아."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조그만 공을 던지며 보니에게 가져오라고 말하니 보니는 주저하지 않고 공을 물고와서 아들의 발 밑에다 놓아두었고 그것을 본 모든 사람이 놀랐습니다.

아들이 조용히 앉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으면 보니는 그 공을 들고 와서 아들의 발 밑에다 놓아두었습니다. 만약 아들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면 보니는 말을 걸거나 손으로 아들을 톡톡 쳤습니다.

보니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대화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만약에 누군가 그 애에게 말을 걸면 그 애는 고양이 언어로 대답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보니야, 나 무서워." 라고 말하면 그 애는 고르릉 거리며 다가와 조그만 목소리로 야옹하면서 나만을 위한 위로를 해 주었습니다.

나와 24년간 같이 산 남편은 그 다음해 여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 가을이 되어 세 아이들은 각자의 일로 돌아갔고 집에는 나, 막내아들, 그리고 보니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몇 개월 동안은 아주 힘들었지만 보니의 강한 사랑과 위로로 우리는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해에 막내 아들이 그리 멀지 않은 대학에 들어가게 되어 나는 차를 태워다줬습니다. 집에 오니 보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혼자만 있는것이 믿기지 않아 방에서 방으로 계속 걸어다녔습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여섯명의 가족과 두 마리의 애완동물로 가득하던 집이었습니다. 나는 혼자 거실에 앉아 빈 집에다 대고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그랬더니 나를 소리없이 방에서 방으로 따라다니던 보니가 내 무릎위에 올라와서 고르릉 거렸습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나의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나를 위로해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합니다. 그런데 보니는 언제나 자기 손을 내 볼에다 비비며 나를 깨웁니다. 그 애는 본능적으로 내가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 보니는 끈덕지게 내 귀에다 얼굴을 문지르고 모터의 속도를 최대한 올려 큰 소리로 고르릉거렸습니다. 그 애는 정말 효과 만점인 고양이 알람시계였습니다. 덕분에 나는 직장에 지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시간은 물처럼 흘러 작년에 결국 염려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보니가 많이 아팠고 병원에서도 전혀 손을 쓰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게 몇 분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보니야, 잘 가." 라고 말하는데 내 눈물이 그 애의 작은 머리에 쏟아져 내렸습니다. 많이 약해져 있었던 보니는 손을 내밀어 내 볼에 문지르면서 고르릉 거리며 고양이 말로 속삭였습니다. "괜찮을거예요. 울지 마세요..." 보니는 그렇게 마지막까지 나의 보호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제인 샐렉 케니
출처 "잡지 Cats&Kittens 3월호 p50"
번역 권애라
*프리첼의 "살찐네"에서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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