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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키우기’ 쉽지 않다

[일다 2004-12-27 00:30]



알고 지내던 언니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크리스마스라고 아이가 강아지를 선물로 사달라고 조르자 남편이 냉큼 사줬다는 것이다. 남편이야 아이가 원하는 것이니 별 생각 없이 사준 모양인데, 이미 애완동물을 키운 전력이 있는 언니로서는 여간 부담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나 남편은 애완동물 예쁜 줄만 알지, 그 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손이 가는 줄 모른다고 걱정했다.

1년 전부터 뜻하지 않게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는 나로서는 그 언니의 고민이 백 번 이해가 갔다. 알고 지내던 일본인 한 분이 기르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출국 날짜가 급히 다가와 내게 분양을 부탁하고 간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를 분양하기가 여의치 않아 결국 내가 키우게 됐다. 물론 고양이는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렇지만 1년의 세월을 돌이켜보면, 애완동물을 ‘맡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양이는 그나마 키우기 편하다고 하지만, 시시때때로 화장실을 갈아주고 모래가 묻은 바닥을 쓸고 닦고, 밥을 챙겨주는 것은 일상적인 책임을 요하는 일이다. 그러다가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나의 스케줄은 단번에 무너져버린다. 불행히도 고양이가 전염병에 걸려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적이 있다. 작고 무기력한 몸으로 구토를 하고, 꼼짝없이 구석에만 박혀있는 녀석을 보는 것은 너무나 마음이 아픈 일이었다.


결국 병원에 갔다. 동물들은 의료보험도 안 되기 때문에 병원비는 산처럼 쌓여갔다. 그렇다고 죽는 걸 지켜볼 수도 없으니 병원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일주일에 몇 번씩 고양이를 안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약을 먹이고, 상태를 언제나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그런 나를 두고 유난이라며 “무슨 동물을 병원에 데려 가냐”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었다. 동물은 동물일 뿐이니, 그렇게 애쓰는 것이 사치라는 얘기다. 또 누군가는 “그래서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버리나 보다” 라고 씁쓸하게 말하기도 했다.


사실 그렇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을

요하는 일이다. 나 역시 고양이를 정말 사랑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양이를 누군가에게 분양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키우던 동물이 아프다고 버리고, 살 가능성이 있는데 죽음으로 내몰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길거리에 버려지는 수많은 애완동물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가끔 들어가는 고양이 카페에 보면 늘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가득하다. 그 고양이들은 거의 주인에게 버림받은 고양이들이다. 이사를 가는데 벽지를 뜯을까봐 버리거나, 피부병에 걸려서 버리거나 그런 식이다. 결국 예쁠 때 잠깐 쓰다듬는 것 외에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버려지고 결국 안락사 당해야 하는 동물들을 양산한다.


예쁘다고 귀여울 때 잠깐 쓰다듬고 싶어서 애완동물을 ‘산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동물이 아프면 병원비를 들이기 보다 그 돈으로 다른 것을 사면 된다는 발상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우 급속도로 애완동물 붐이 일었지만, 그만한 책임의식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과 인식수준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이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재정적 부담, 노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그저 어떤 종이 예쁘다, 비싸다, 희귀하다, 정도로 ‘애완동물 키우기’만을 종용하는 분위기 역시 한 몫 한다.


지난 10월, 농림부는 2006년부터 외출 시 애완동물을 거리에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동물에게 목줄과 함께 인식표를 달게 하고, 동물을 학대할 경우 최고 6개월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동물을 버리면 벌금을 문다는 협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한, 생명을 다룬다는 것에 대한 성숙한 사회인식을 요구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일다'에 게재된 모든 저작물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옮기거나 표절해선 안 됩니다.


ⓒ www.ildaro.com


여성주의 저널 '일다' 문이정민 기자


출처밝히고스크랩해왔답니다^^
하루빨리 책임과사랑을 중시하는 동물사랑이 실천될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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