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저와 가장 친한 수야(오른 쪽)와 함께

나는 날 때부터 다른 애들과 싸우기를 싫어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하는 고양이로 태어난 것 같습니다. 나는 숫 고양이인데도 암컷인 "나리"가 나를 아주 괴롭히고 있습니다. 나만 보면 그렇게 밉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공격태세로 취하고 앙칼진 소리를 냅니다. 그렇더라도 나는 나리를 피하거나 도망가지도 않고 '그러지 마라"면서 온화한 얼굴로 대해줍니다. 그러나 나리는 더 심하게 앙칼진 소리를 내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 옵니다. 결국 직원들이 "나리야 너 가만히 있는 띵이에게 시비걸래?"  꾸중을 듣고서야  잠시 다른 곳으로 도망갑니다.
나리는 협회장이나 직원들에게 항상 꾸중을 들어도 나에 대한 미움 마음은 멈추지를 않았습다. 나역시 나리가 나를 미워하든 공격하든 상대를 해주지 않았고 싸움을 걸어도 대응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내 온 날들이 벌써 6개월이 되었습니다. 어느 사이 나리가 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나와 눈이 마주쳐도 내가 보이기만 하여도 눈이 새파랗게 올라가고 못된 울음으로 나를 괴롭히던 나리가 그냥 지나쳐주고 눈도 고와지고 앙칼진 목소리도 사라졌습니다.나의 온화한 태도가 나리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들과 협회장은 나의 착하고 넓은 마음을 칭찬하여 주었다. 어느날 고양이들 중 힘이 가장 센 "바둑이"가 부엌 냉장고 위에서 쉬고 있는 약한 "알록"이를 보고 휙 날아 올라가 공격하여 털을 뽑고 물었습니다. 알록이는 너무 무서워 공포의 비명을 질렀습니다. 나는 그 비명소리에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알록이에게 뛰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나는 바둑이가 얼마나 센 녀석인지를 순간적으로 잊어 버리고 바둑이를 때리려고 앞발을 쳐들었는데 큰 몸집의 바둑이의 무시한 위세에 나도 모르게 질려 앞발이 오그러들었습니다. 협회장이 가는 매로 바둑이 엉덩이를 냅다 갈겼지만 바둑이는 얼마나 빠른지 털하나도 맞지 않고 벌써 날아 거실 쪽으로 도망갔습니다. 나는 알록이가 불쌍하여 다가가 볼을 핥아 주었지만 알록이는 싫다고 거부하여 나는 머슥한 얼굴로 냉장고 위에서내려 와야만 했습니다.

협회장이 그런 나를 보더니 "너는 어째 나하고 꼭 닮았네. 나도 남이 싸우는 것 보면 항상 달려가서는 말린단다. 약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할 까 걱정이 되어 그러는데 너도 그렇네... 인정 많은 정의파 띵아! 나도 정의파란다"  "그러세요? 우린 닮은 꼴이군요. 나도 약한 애들을 괴롭히는 애들을 보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하면서 협회장과 나는 기분좋게 웃었습니다. 요즘 매일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고 그 재미로 하루 하루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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